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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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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섹타겟돈> 올리버 밀먼 올리버 밀먼 올리버 밀먼 #프롤로그 ​ 만약 이 세상에서 곤충이 사라진다면 전 세계적으로 곤충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인간이 굼뜨게 구는 바람에 공포의 비명을 처음 내지른 것은 기이하게도 우리가 아니라 새들이었다. 하늘과 숲에서 생활하는 파랑새, 쏙독새, 딱따구리, 참새는 점점 더 불안한 몸짓을 보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진딧물이나 나방처럼 먹을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새끼 제비 한 마리가 성체가 되기까지는 곤충 약20만 마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를 둘러보든 곤충을 찾을 수 없었다. 지구상에 있는 새 약 1만 종 중 절반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멸종하고 말았다. 비쩍 마른 새의 사체가 땅바닥과 둥지 안에 널브러져 있었다. 4p-9 2장 세상이 단조로워지고 있다 린덴마이어..
<가장 큰 걱정 : 먹고 늙는 것의 과학> 류형돈 류형돈 류형돈 #프롤로그 인생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엇일까? 젊은 시절엔 사랑, 중년이 되어서는 돈, 그 다음은 건강과 죽음일 것이다. 노화 현상에 대해서는 중년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될텐데 이 문제를 젊어서부터 걱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도 그랬다. 사랑과 더불어 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에도 관심이 많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여러 생각 끝에 나는 생화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에 우연한 기회로 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1p-1 1부 #배부 이야기 ​ 장수마을 이야기, 배고팠던 시절, 품종 개량과 녹색 혁명, 사람을 죽이고 살린 원소, 영양분을 태운다는것은, 칼로리 제한의 효과 싱클레어를 취재한 기자에 의하면 싱클레어는..
<시간의 향기> 한병철 한병철 한병철 #서론 오늘날 닥쳐온 시간의 위기는 가속화로 규정할 수 없다. 가속화의 시대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 우리가 현재 가속화라고 느끼는 것은 시간 분산의 징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 시대가 겪는 시간의 위기는 다양한 시간적 혼란과 착오를 초래하는 반시간성 때문이다. 오늘의 시간에는 질서를 부여하는 리듬이 없다. 그래서 시간은 혼란에 빠진다. 반시간성으로 인해 시간은 어지럽게 날아가 버린다. 삶이 가속화된다는 느낌은 실제로는 방향없이 날아가 버리는 시간에서 오는 감정이다. 15p-1 불-시 제때 죽을 수 없는 사람은 불시에 끝날 수밖에 없다. 죽음은 삶이 고유하게 종결될 것을 전제한다. 죽음이란 종결의 형식인 것이다. 의미 있는 종결의 형식을 빼앗긴 삶은 불시에 중단될 수 있을 뿐이다. 종결 ..
<심리 정치> 한병철 한병철 한병철 #자유의위기 자유는 결국 에피소드로 끝날 것이다. 에피소드란 막간극을 의미한다. 자유의 감정은 일정한 삶의 형태에서 다른 삶의 형태로 넘어가는 이행기에 나타나 이 새로운 삶의 형태 자체가 강제의 형식임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지속될 뿐이다. 그리하여 해방 뒤에 새로운 예속이 온다. 그것이 주체의 운명이다. 주체, 서브젝트는 문자 그대로 예속되어 있는 것이다. 9p-2 #스마트권력 자유분방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자극하고 유혹하는 스마트 권력은 명령하고 위협하고 규제하는 권력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좋아요 버튼은 스마트 권력의 인장이다. 사람들은 소비하고 소통하면서, 즉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서, 스스로를 지배 관계 속에 빠뜨린다. 신자유주의는 좋아요-자본주의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는 강..
<공중 곡예사> 폴 오스터 폴 오스터 폴 오스터 1부 내가 물위를 처음 걸었던 것은 열두 살 때였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내게 그러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그 기술을 하룻밤 새에 배운 척하려는 것은 아니다. 예후디 사부는 내가 아홉 살이었을 때 세인트루이스의 길거리에서 푼돈을 구걸하고 있던 고아인 나를 찾아냈고, 그 뒤로 3년 동안 꾸준히 가르친 다음에야 내가 사람들 앞에서 묘기를 보이도록 허락했다. 그것은 홈런왕 베이브 루스와 대서양을 처음 횡단 비행한 찰스 린드버그가 이름을 날렸던 1927년, 전세계에 영원한 밤이 내리기 시작한 바로 그 해였다. 7p-1 「이 아이는 이솝이다.」사부가 내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지. 얘한테 인사해라, 월트, 그리고 손을 잡아 흔들어. 아이는 네 새형이..
<폭력의 위상학> 한병철 한병철 한병철 서론 ​ 1부 #폭력의거시물리학 ​ #폭력의위상학 ​ 그리스인들은 고문을 아낙카이라고 불렀다. 아낙카이는 "필연", 또는 "불가피성"을 뜻한다. 고문은 운명이나 자연법칙으로 인식되고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것은 물리적 폭력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승인하는 사회의 인식이다. 근대사회가 영혼의 사회라면 이 사회는 피의 사회로서 근대사회와 구별된다. 여기서 갈등은 폭력을 동원함으로써 즉각, 전격적으로 해결된다. 외적 폭력은 영혼의 짐을 덜어준다, 이러한 폭력을 통해 고통이 외부화되기 때문이다. 영혼은 고통스러운 독백의 늪으로 빠져들지 않는다. 폭력은 근대에 들어와 정신화, 심리화, 내면화의 과정을 겪는다. 13p-2 2장 #폭력의고고학 인간은 돈을 더 많이 가질수록 더 강해지고, 더 안전해지고, ..
<아름다움의 구원> 한병철 한병철 한병철 #매끄러움 매끄러움은 현재의 징표다. 매끄러움은 제프 쿤스의 조형물들과 아이폰과 브라질리언 왁싱을 연결해 준다. 오늘날 우리는 왜 매끄러움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매끄러움은 미적 효과의 차원을 넘어서서 하나의 사회 전반적 명령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긍정사회를 채현하는 것이다. 매끄러운 것은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어떤 저항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좋아요를 추구한다. 매끄러운 대상은 자신의 반대자를 제거한다. 모든 부정성이 제거된다. 9p-2 #매끄러운몸 바로 이런 불안함, 자신에 대한 근심이 셀카 중독을, 전혀 끝날 줄 모르는 자아의 공회전을 낳는다. 내면의 공허를 덮기 위해 셀카의 주체는 자신을 생산하려고 헛되이 애쓴다. 셀카는 공허한 형태의 자아다. 셀카는 공허를 재생산한다...
<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엘리자베스 콜버트 엘리자베스 콜버트 #프롤로그 시작은 암울할 거라고들 말한다. 그래서 처음은 약 20만 년 전에 출현한 새로운 종의 이야기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아직까지 이 종은 이름도 없지만 다른 종에 이름을 붙일 정도의 능력은 있다. 다른 신생 종과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종의 위치도 위태로운 상태다. 개체수도 적고 활동범위도 북아프리카의 일부분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그 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다시 줄어들어 천여 쌍 정도만이 남을 가능성 - 일각에서는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이 높다. 7p-1 1장 #여섯번째멸종 ​ 2장 #마스토돈의어금니 퀴비에는 아메리칸 마스토돈에 관한 한 거의 무서울 정도로 정확했다. 그는 이 짐승이 5천 년이나 6천 년 전에 사라졌을 거라고 주장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