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김현경 , #서울대학교 에서 #인류학 을 공부하고 #프랑스 로 건너가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에서 '역사와 문명'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서울대, 덕성여대, 연세대 등에서 인류학을 가르쳤다. #독립연구자 로서의 #정체성 을 추구하며
새로운 글쓰기 형식을 실험하는 중이다.
#프롤로그 - 그림자를 판 사나이
1장 #사람의개념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보이지 않는 공동체-도덕적 공동체-안에서 성원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즉 사람들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사람과 인간의 다른 점이다. 이 두 단어는 종종 혼용되지만, 그 외연과 내포가 결코 같지 않다. 인간이라는 것은 자연적 사실의 문제이지, 사회적 인정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개체가 인간이라면, 그 개체는 우리와의 관계 바깥에서도 인간일 것이다. 즉 우리가 그것을 보기 전에도, 이름을 부르기 전에도 그 고유한 특성에 의해 이미 인간일 것이다. 반면에 어떤 개체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며,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31p-1
2장 성원권과 인정투쟁
한편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오염의 메타포는 그것이 겨냥하는 대상이 지배계급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음을 함의한다. '더럽다'는 말은 죽일 수도 길들일 수도 없는 타자에 대한 미움과 두려움을 담고 있다. 그 말은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그러한 부정이 굳이 필요했음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주체성을 역설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더러운 년'이라는 욕을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런 말을 듣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다.
80p-15
3장 사람의 연기/수행
왼쪽의 항목들을 '전통 사회'에, 오른쪽의 항목들을 '현대 사회'에 귀속시킨다면, 우리는 이것을 현대화가 개인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의 대차대조표로 읽을 수 있다. 버거는 우리가 명예의 세계를 떠나 존엄의 세계로 옮겨왔다고 말한다. 이 변화는 일견 바람직해 보인다. 명예는 그것을 가질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주어지지만, 존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존엄의 관념은 위계를 부정하고 우리를 평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평등은 벌거벗은 인간들의 평등, 역할의 갑옷을 벗고 사적인 공간으로 물러난 고독한 개인들의 평등이다. 그들은 자유를 갈망하며 규범에 저항한다. 그러나 자유는 좌표의 상실이라는 대가를 치르고서만 얻어질 수 있다.
96p-8
4장 #모욕의의미
모욕에 대한 논의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쟁점 주위를 맴도는 경향이 있다. 이는 모욕이 본질적으로 (분노나 경멸 같은) 감정을 표현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모욕이 공적인 관심사에서 주변화되는 이유도 그래서 인데,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설령 그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해도, '인간적인' 관점에서 그것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욕을 이처럼 감정의 표현 내지는 잘못된 재현으로 이해할 때, 말과 몸짓이 지니는 수행적 차원은 간과되고 만다. 나를 돼지라고 부르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면, 나는 그를 무시해버릴 수 있다. 하지만 하나둘 그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마침내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이 나를 돼지라고 부르기 시작한다면, 나는 실제로 돼지가 된다(따돌림받는 아이들이 숱하게 겪는 일이다).
107p-1
5장 #우정의조건
그러므로 환대에 대한 질문은 필연적으로 공공성에 대한 논의로 나아간다. 환대는 공공성을 창출하는 것이다. 아동학대방지법을 만드는 일, 거리를 떠도는 청소년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하는 일, 집 없는 사람에게 주거수당을 주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실업수당을 주는 일은 모두 환대의 다양한 형식이다.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라는 현대적 이상은, 생산력이든 자본주의의 모순이든 역사의 수레바퀴가 어떤 자동적인 힘에 의해 앞으로 굴러감에 따라서가 아니라, 이러한 공공의 노력을 통해 실현된다.
204p-10
6장 #절대적환대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자리를 준다/인정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딸린 권리들을 준다/인정한다는 뜻이다. 또는 권리들을 주장할 권리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환대받음에 의해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권리들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환대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 hospitality는 '우호'로도 번역되는데, 이러한 번역을 통해 이 단어가 우정이나 적대와 맺는 관계를 좀더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다. 사회가 잠재적인 친교의 공간을 가리킨다고 할 때 누군가를 환대한다는 것은 그를 이 공간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는 것, 그를 향한 적대를 거두어들이고 그에게 접근을 허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아직 나의 벗이 아니지만,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207p-1
7장 #신성한것
뒤르켐의 텍스트는 그러한 해석을 배제하지 않지만, 다른 접근의 가능성 역시 열어놓고 있다. 그는 인격의 개념을 영혼의 관념과 연결시키는데, 영혼이란 본디 문화의 습득과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이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무엇이다. 영혼이 있다는 말은 신성하다는 뜻이며, 함부로 범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뒤르켐은 이 신성함이 사회로부터 온다고 말한다. 신성함의 원천은 개체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 갓난아기의 둘레에 금줄을 치고, 함부로 손댈 수 없음을 선언하는 것은 사회이다. 사람은 신성하기 때문에 의례의 대상인 게 아니라, 의례의 대상이기 때문에, 의례의 수행을 통해서 비로소 신성해지는 것이다.
245p-10
"당신, 그림자 없이 살고 있지는 않나요?" 프롤로그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질문은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한다.
그리고 사회에 속하기 위한 인정투쟁과 사람의 연기, 모욕과 우정에 대해 다루며 "절대적 환대"를 고민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신성한것을 통해 사람의 가치를 신성하게 만들어주는 인류학적 고찰을 담은 책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간비행>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0) | 2024.09.29 |
---|---|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4) | 2024.09.18 |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4) | 2024.09.08 |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카를로 로벨리 (0) | 2024.08.30 |
<셔기 베인> 더글러스 스튜어트 (0) | 2024.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