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 엔도 슈사쿠
<깊은 강> 엔도 슈사쿠
#엔도슈사쿠 (1923~1996)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3세때 만주 다렌으로 떠났다가 7년 후 일본으로 돌아왔다.
#게이오대학 문학부, 1950년 전후 일본 최초의 유학생으로 #리옹가톨릭대학 으로 유학, 1953년 귀국
<하얀 사람> (1955) 아쿠타가와 상, 1992년 <깊은 강> 초고 완성, 1993년 #마지막장편소설 로 발표
1장 #이소베의경우
그가 병실에 들어가자 다나카 주임 간호사는 산소마스크의 덮개를 열고 긴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 말씀을 하십니ㅏ. 귀를 입가에 바싹 갖다 대세요." "나야, 나. 알겠어?"
이소베는 아내의 입술에 귀를 갖다 댔다. 숨이 끊어질듯 말 듯한 목소리로 필사적으로 띄엄띄엄 뭔가 말하고 있다.
"나······ 반드시······ 다시 태어날 거니까, 이 세상 어딘가에. 찾아요 ······ 날 찾아요······ 약속해요. 약속해요."
약속해요. 약속해요라는 마지막 목소리만은 아내의 필사적인 소망이 담겨서 일까, 다른 단어보다 강했다.
25p-7
2장 #설명회
3장 #미쓰코의경우
"미안합니다. 그 단어가 싫다면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도 상관없습니다. 토마토이건 양파건 다 좋습니다."
"그럼, 당신한테 양파란 뭔가요? 예전엔 그저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그랬잖아요.
신은 존재하느냐고 누군가 당신한테 물었을 때."
"미안합니다. 솔직히 그 무렵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나름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말해 봐요." "신은 존재라기보다 손길입니다. 양파는 사랑을 베푸는 덩어리입니다."
"점점 기분이 언짢아지네요. 진지한 표정으로 사랑 같은 낯부끄러운 단어를 쓰시다니. 손길이란 게 뭐죠?"
"글쎄, 양파는 한 장소에서 버림받은 나를 어느 틈엔가 다른 장소에서 되살려 주었습니다."
94p-16
4장 #누마다의경우
5장 #기구치의경우
6장 #강변동네
후쿠다 쓰네아리의 <호레이쇼 일기>에 적힌 다음의 말이 자신의 마음을 고스라히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가 없다. 한 번도 어느 누구를 사랑한 적이 없다. 그러한 인간이 어떻게 이 세상에 자기 존재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은, 그런 그녀의 도착적인 심정에서 였다. 사랑이 다 타 버린 것이 아니라, 사라의 불씨가 없는 여자, 남자와 애욕의 흉내 짓만은 여러 번 했으나, 불씨에 진짜 불꽃이 일었던 예는 없었다.
180p-1
7장 #여신
"이곳은 죽기 위해 모여드는 도시입니다. 이곳에 도착하는 몇 개의 도로, 이를테면 판치코시 로드, 라자 모티 찬드 로드, 라자 바자르 로드, 동서남북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죽기 위해 찾아옵니다. 보세요, 그들을 태운 버스와 자동차가 달리고 있지요? 버스나 자동차를 탈 수 없는 자는 그 늙은 행자처럼 시간을 들여 걸어서 옵니다. 일본 같은 나라엔 그런 도시는." 하고 에나미는 말에 힘을 실었다. "절대로 없겠지요. 절대로."
214p-3
8장 #잃어버린것을찾아서
9장 #강
10장 #오쓰의경우
11장 #진실로그는우리의병고를짊어지고
이 등에 얼마만큼의 인간이, 얼마만큼의 인간의 슬픔이 업혀 갠지스 강으로 향했을까. 오쓰는 꾀죄죄한 천으로 땀을 닦고 숨을 골랐다. 그 사람들이 어떤 과거를 지녔는지, 그저 스쳐 지나는 인연밖에 없는 오쓰는 알지 못한다. 알고 있는 건 그들이 하나같이 이 나라에서는 아웃 카스트이며, 버려진 계층의 사람들이라는 사실뿐이다.
291p-10
12장 #환생
13장 그는 아름답지도 않고 위엄도 없으니
그는 아름답지도 않고 위엄도 없으니, 비참하고 초라하도다
사람들은 그를 업신여겨, 버렸고 마치 멸시당하는 자인 듯, 그는 손으로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조롱을 받도다
진실로 그는 우리의 병고를 짊어지고 우리의 슬픔을 떠맡았도다
313p-19
#작품해설 - 보이지 않는 사랑의 손길
그 한 귀퉁이 작은 돌에 새겨진 엔도의 글귀가 한참 동안 내 발길을 붙잡았다.
인간이 이토록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도 푸르릅니다.
-침묵의 비(碑)
336p-1
독서모임 문사철역사읽기 모임 51번째 책 앤도 슈사쿠의 마지막 장편소설 <깊은 강>을 읽었다.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중년의 네 사람 이소베, 미쓰코, 누마다, 기구치 그리고 자신의 신을 찾는 오쓰까지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인도 겐지스 강처럼 깊게 흐르는 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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