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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마르셀 프루스트

2부

1 할머니의 병 - 베르고트의 병 - 공작과 의사 - 할머니 병의 악화 - #할머니의죽음

아직은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혼자였다. 할머니가 게르망트네 사람들이나 몰리에르에 대해 하셨던 암시나, 베르뒤랭네 작은 패거리에 대한 우리 대화를 넌지시 비치신 것조차 아무 근거도 이유도 없는 거의 환상적인 색채를 띠었다. 이런 암시들은, 내일이면 아마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사람, 그에게서 더 이상 아무 의미도 없는 - 그 말을 생각할 수조차 없는 - 그런 사람의 무(無)로 부터 나왔으며,

이제 할머니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9p-11

아주 오래전 할머니의 부모님이 남편을 골라 주던 날처럼 할머니의 이목구비는 순수함과 순종으로 섬세하게 새겨져, 뺨에는 세월이 점차 파괴해 버린 순결한 희망과 행복에의 꿈, 결백한 즐거움마저 빛나고 있었다. 할머니로부터 조금씩 물러가던 삶은, 삶에 대한 환멸마저 앗아 가 버렸다. 할머니 입술에 미소가 떠오르는 듯했다. 장례 침상에서 죽음은 중세의 조각가처럼 할머니를 한 소녀의 모습으로 눕히고 있었다.

60p-15

2 #알베르틴의방문 - 생루의 친구들과 부유한 결혼에의 전망 - 파름 대공 부인이 본 게르망트의 에스프리 - #샤를뤼스 씨에 대한 기이한 방문

점점 더 샤를뤼스 씨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다 - #공작부인의빨간구두

삶에 대한 지나친 지식은(내가 처음 상상했던 것보다 한결같지도 단순하지도 않은 삶에 대한 지식은) 잠정적으로나마 나를 불가지론으로 이끌었다. 처음에 믿었던 것은 가짜이며 세 번째 것이 진짜로 드러나는 현실 앞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단언할 수 있단 말인가?(그리고 슬프게도 나는 아직 알베르틴을 완전히 발견하지 못한 상태였다.)

87p-14

마찬가지로 생루의 몸에 그토록 많은 귀족적인 것이 배어들기 위해서는, 보다 드높은 목적을 향한 생각에서 잠시 빠져나와 이 귀족적인 것이 몸 안에 흡수되고 무의식적인 고결한 선으로 고정되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그의 정신적 품위에는 육체적 품위가 깃들었는데, 만일 정신적 품위가 없었다면 이 육체적 품위도 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유의 깊이를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예술가가 직접 작품속에 자신의 사유를 표현할 필요는 없다. 신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창조'가 너무 완벽해서 창조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무신론자의 부정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172p-1

또 지성에 관한 관념도 아주 달랐다. 게르망트 사람에게 있어(비록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적인 존재란 남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악의적인 말을 할 줄 알고 논쟁에서 이긴다는 걸, 또 그림이나 음악과 건축에 관해 상대방에게

맞서고 영어를 말할 줄 안다는 걸 뜻했다.

217p7

우리는 그곳에서 시대에 뒤떨어지고 불완전하고 지성을 형성할 힘이 전혀 없으며,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거의 없지만, 가끔은 우리 관심을 끄는 지식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운 문장을 제공하여 나중에 그 문장을 알게 된 것이 영주의 아름다운 저택 덕분이었음을 떠올리며 행복해한다. 그래서 우리는 <파르마의 수도원>에 대한 발자크의 서문이나 주베르의 미발표 편지를 발견했다는 이유로, 성에서 보낸 삶의 가치를 과장하게 되고 하룻밤 요행으로 메마른 우리 삶의 경박함을 망각한다.

406p-12

공작은 죽어 가는 사람에게 아내와 자기 몸의 불편함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그것만이 그의 관심을 끌었고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를 집 밖으로 친절하게 내쫓고 나서야 공작은 그가 받은 예의 바른 교육과 즐거운 기분 덕분에, 이미 안마당에 나가 있는 스완을 향해 낭송하듯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의사들의 그 저주받을 바보 같은 소리에 기죽지 마시오.

멍청한 자식들이오. 당신은 퐁뇌프 다리만큼 오래 버틸 거요. 당신이 우리 모두를 묻어 줄 거요!"

486p-21

마르셀 프루스트의 인생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부 <게르망트 쪽>은 할머니의 죽음과 친구 생루와의 즐거운 시간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게르망트 살롱에서의 경험을 통해 상상했던 귀족 부인의 삶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한다.

문학이 다른 예술을 얼마나 포섭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대작의 반환점을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