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가 하천변을 노랗게 장식한 일요일 오후
지난 겨울잠들어있던 나의 애마를 깨워 지난 겨울의 묶은 때를 벗겨주었다.
이제 하천을 따라 한강으로 달리기만 하면된다. 이랴...??
바람빠진 바퀴에 바람을 넣고 삼십분을 달리다 보니 이상하게도 바람이 빠지고 있었다.
한참을 헤메다 겨우 공기주입구를 교체하고 심기일전해서 다시한번 박차를 가한다.
봄 꽃들 사이를 내몸의 힘으로 밀어내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녹천교를 출발해서 중랑천을 따라 내려오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서울숲 방향으로 말머리를 돌려 십몇년전 주져앉았던 성수대교에 도착해서 목을 축이고
다시 청담대교와 잠실종합경기장이 바라다 보이는 잠실대교까지 갔는데...
친구와 만나기로한 잠수교와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고있었다.
몇년전 청담동으로 출근하려는 목적으로 장만한 나의 세번째 자가용,
출퇴근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자전거 예찬론자 소설가 김훈의 이야기처럼
나의 육체의 에너지로 가장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임을 몸으로 느끼게 해준 고마운 물건이다.
강서구 마곡동에서 출발한 친구와 만난곳은 동호대교 다리밑
지하철 3호선이 지나다니는 철교가 선명하다.
나와 친구가 달린 거리가 대략 50km 서울의 동서길이 만큼을 달렸다.
열심히 달렸으니 말도쉬고 사람도 쉬어가야 한다.
옥수역인근 편의점에서 캔맥주와 튀김을 안주삼아 한시간을
북한 위성이야기로 토론?을 하다가
기분도 좋아지고 돌아갈 길에대한 두려움도 사라질 즈음
다시한번 채찍을 가해본다.
우리 서울은 동서남북 자전거로 달리기에 알맞은 도시다.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을 바꾸기만 한다면 차없이 행복한 도시가 된다.
봄기운을 몸으로 느끼며 달린 50 km가 아름다웠다.
다만 사타구니가 따끔거리고,
다리에는 기분좋은 피로감이 남는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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