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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일기>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다니엘 페나크

#다니엘페나크 (Daniel Pennac) 1944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등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프랑스 니스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26년간 중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1973년 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2012년 출간 소설 <몸의 일기>

  1. #첫날 (1936년 9월)

그때 이후 평생 써온 이 일기의 목표는 이랬다. 몸과 정신을 구별하고, 내 상상력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고, 또 내 몸이 보내는 부적절한 신호에 대항해 내 상상력을 보호하는 것. 너의 어머니는 뭐라고 하실까?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지 생각해봤니? 아뇨, 아뇨. 난 엄마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다. 신부님이 그 질문을 한 순간 난 깨달았다.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내가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는 것을. 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엄마가 날 데리러 왔다. 그 다음 날, 난 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이랬다.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 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22p-22

2. 12~14세 (1936~1938) 그것과 닮아야만 한다면 꼭 닮고야 말 것이다.

먹지 않을 땐, 말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진다. 설사 말을 하고 싶다 해도 말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입을 다물고 있는 건 힘든 일이 아니다. 도리어 마음이 안정된다. 도도, 난 그에게 손가락 끝으로 작은 신호를 보낸다. 그걸로 충분하다. 도도는 다 알아듣는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그건 자기 내면을 속속들이 청소하는 것과도 같다. 이젠 침도 나오지 않는다. 입이 바싹 말라버렸다. 난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 위에서 보낸다.

85p-11

3. 15~19세 (1939~1943)

4. 21~36세(1945~1960)

오늘 아침 난 실제로 내 몸 안의 눈물을 전부 다 쏟아버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있을 수 없는 살육의 기간 동안 내 정신이 축적해온 눈물을 모조리 쏟아버린 것이다. 눈물은 자아의 배설이다. 그 엄청난 양이란! 우리는 울면서 오줌을 눌 때보다 훨씬 더 시원하게 자신을 비운다. 맑은 호수에 몸을 던지는 것보다도 더 깨끗이 자신을 청소한다. 그 정화의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나면 종착역에 정신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눈물로 표현된 정신은 비로소 몸과도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내 몸도 오늘 밤엔 잠을 잘 잘 것이다.

140p-11

5. 37~49세 (1960~1972) 내가 내 병의 전문가라 자처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콜레트가 추천해준 이비인후과 의사는 물론 전문성에선 최고였다. 45분간이나 기다린 끝에 최고의 이미인후과 의사는 네 가지 사항을 알려주었다. 1) 나는 이명을 앓고 있다. 2) 이명 환자들 중 50퍼센트는 절대 치료되지 않는다. 3) 영구적인 이명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 중 50퍼센트는 자살을 택한다. 4) 이 좋은 소식들의 대가는 100프랑이니, 접수대에 가서 지불하라.

277p-3

6. 50~64세 (1974~1988) 내게 시간이 주어졌으면, 내 세포들이 느긋해졌으면

라파예트 가의 카페에서 오줌을 눴다. 한창 볼일을 보고 있는데 불이 꺼졌다. 두 번씩이나. 타이머 설치 기사는 오줌을 누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조명 시간을 계산할 때 도대체 어느 나이를 기준으로 했을까. 내가 너무 느린 걸까? 나도 예전에 그렇게 빨랐었나? 타이머 하나 만드는 데서도 젊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는 이 망할 놈의 풍조! 계단의 센서 조명도 그렇거니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려 있는 시간도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333p-5

7. 65~72세 (1989~1996) #건망증 에 관해서도 일기를 썼어야 했는데.

정신신체 의학이 죄인을 지목하는 건, 실은 죄가 없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여러분, 우리의 몸은 무죄입니다. 우리 몸은 무죄 자체입니다. 바로 이게 정신 신체 의학이 주창하는 바이다! 친절하기만 해도, 올바르게 행동하기만 해도, 절제된 환경 속에서 건전한 삶을 영위하기만 해도, 영혼만이 아니라 몸 자체도 영생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376p-13

8. 73~79세 (1996~2003)

티조가 죽기 며칠 전,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J. C에게 전화를 걸었다. (티조의 친구들은 거의가 청소년기에 사귄 이들이다). 가장 친하다는 그 친구는 티조를 보러 오지 않을 거라고 했다. '늘 활기 넘쳤던' 티조의 이미지가 '깨지는'걸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빌어먹을. 그래서 친구 올로 임종을 맞게 하겠다, 이거지. 꽤나 섬세한 척하지만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인다. 난 정신적인 친구들이 싫다. 그냥 살과 뼈만 있는 친구들이 좋다.

424p-8

9. #마지막 (2010)

하지만 내겐 그 기억들만으론 충분치 않았다. 내가 그리워한 건 그들의 몸이었으니까! 내 앞에 마주하고 있어 손만 뻗치면 만질 수 있는 몸, 그거야말로 내가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 몸들은 더 이상 내 풍경 안에 들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집을 조화롭게 꾸며주다 지금은 없어져버린 가구들과 같았다. 그들의 육체적 존재가 갑자기 얼마나 그립던지! 그들 없는 세상이 얼마나 허전하던지! 당장 여기서 그들을 보고, 그들을 느끼고, 그들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후추 냄새 나는 아줌마의 땀, 티조의 허스키한 목소리, 거의 꺼져가는 아빠의 숨소리,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그레그루아의 탄탄한 몸.

448p-2

마음속의 이야기를 쓴 일기쓰기를 거부하고 "몸의 일기"를 쓰는 작가의 삶이10대 부터 80대 까지 이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앞으로 내 몸에 닥칠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소설을 통해 내 몸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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