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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농담> 밀란 쿤데라

<농담> 밀란 쿤데라

#밀란쿤데라 (Milan Kundera 1929~2023) #체코슬로바키아 에서 태어났으나 1975년 이후 #프랑스로망명

개혁적인 #마르크스주의자 로 1948년 공산당 입당 1950년 출당과 복당을 반복 1968년 #프라하의봄 에 참여 이 경험을 바탕으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집필, 1979년 국적을 박탈당하고 40년 만에 국적회복, 그의 #첫번째장편소설 <농담> (1967)

1부 #루드비크

2부 #헬레나

그들과 내가 다른 점은 나는 언제나 사랑을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잘못 생각했다 싶으면, 찾던 곳에서 사랑을 발견하지 못하면, 소름 끼쳐 하며 돌아서서 다른곳으로 가곤 했던 것이다. 나의 이 철없는 사랑의 꿈을 모두 잊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간단한 것일지 잘 알았는데······. 수치심도 마음의 억누름도 도덕도 존재하지 않는 저 이상한 자유의 땅을 향하여 경계선을 넘는 일, 모든 것이 허용되는 저 기이하고 비속한 자유의 영역으로,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성 충동이라는 짐승의 말만 들으면 되는 그런 영역으로 가기위해 경계를 넘는 일이 얼마나 간단한 것인지 잘 알았는데도 말이다.

39p-6

3부 #루드비크

잘 생각해 보면 나도 실은 마르케타 주장했던 것 하나하나마다 모두 같은 의견이었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서유럽의 혁명을 믿었다. 내가 동의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나는 그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데 그녀는 만족스럽고 행복해 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엽서를 한 장 사서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충격을 주고, 혼란에 빠지게 하려고) 이렇게 썼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루드비크.

59p-1

한마디로, 그때까지 나는 그녀를 아끼고 사랑했던 것이지 관능은 느끼지 못했다. 관능의 부재에 너무도 익숙한 나머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것이다. 루치에에 대한 나의 애착은 내게 너무 아름답게 보였고, 그래서 무언가 결핍된 것이 있다는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루치에, 수도복 같은 회색 옷, 그리고 수도자처럼 순결한 나와 그녀의 관계, 얼마나 조화로운 결합인가. 루치에가 새 옷을 입은 순간, 그 평형이 전부 무너지고 만 것이었다. 루치에는 갑자기 내가 가진 루치에의 이미지들을 떠나 버리고 말았다. 잘 재단된 치마 믿으로 드러난 그녀의 다리, 우아하게 균형 잡힌 몸, 화사한 색깔과 우아한 형태의 옷 속으로, 이전에 생기 없이 단정했던 면모가 다 사라져 버린 예쁜 여자를 나는 보았다. 이 갑작스러운 그녀의 몸의 발견은 나를 숨 가쁘게 만들었다.

140p-4

4부 야로슬라프

자본주의는 이러한 집단 생활을 파괴했다. 민속 예술은 그래서 자신의 기반, 존재 이유,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사람이 타인과 멀리 떨어져서 혼자살아가는 사회 속에서는 그것을 부활시키려 해 보아야 아무 소용 없다. 그런데 사회주의는 사람들을 이런 고립된 삶의 올가미로부터 해방해 주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집단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동일한 공동 이익으로 연대하여, 그들의 사적인 삶은 공적인 삶과 일체를 이룰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의식들로 하여 서로 결합될 것이다. 추수 때의 축제나 무도회, 일과 연관된 관습같은 어떤 것들은 과거에서 가져오게 될 것이다. 또 노동절 행사, 회합, 해방 기념일, 회의 등의 어떤 것들은 새로 만들어지기도 할 것이다. 어느 곳에서든 민중의 예술은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이제 이해하겠는가?

240p-10

5부 루드비크

나는 그녀가 멀리 좀 없어져 버리기를 소원했다. 그녀의 몸(도저히 어찌할 수 없게 그토록 물질적인)이 비물질화되고, 용해되고, 그리하여 작은 물줄기로 흘러들어 가기를, 그게 아니면 증기가 되어 창문으로 사라져 버리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그 육체는 거기에 있었다. 내가 그 누구로부터도 훔쳐 내지 못한 육체, 나로 하여금 그 누구를 정복하게도, 파멸시키게도 만들어 주지 못한 육체, 내가 이용한다고 나섰으나 결국은 나를 이용해 버린 그 육체, 그리하여 지금 버릇없이 승리감을 만끽하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고, 기쁨에 겨워 펄펄 뛰는 그 육체.

342p-5

6부 #코스트카

오, 주님, 진정 이런 것인가요? 저는 그토록 한심하게 형편없는 놈인가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런 믿음을 주세요! 오, 하느님, 당신의 음성이 들리게 해 주소서, 더 크게, 더 크게! 이렇게 온통 뒤섞인 수많은 목소리들 속에서 저는 당신의 음성을 전혀 들을 수가 없습니다.

412p-23

7부 루드비크, 헬레나, #야로슬라프

그리고 우리 운명은 죽음보다 훨씬 이전에 끝나는 일도 종종 있다는 생각, 종말의 순간은 죽음의 순간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야로슬라프의 운명은 이제 그 끝에 이미 도달한 것이라는 생각이 엄습했다.엄청난 회한에 짓눌린 채 나는 그의 벗은 머리를 쓰다듬고, 그 머리를 애처롭게 가리려 하는 그 길고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는, 증오의 대상 제마네크를 쓰러뜨리는 것을 목표로 했던 이 귀향이 걸국은 이렇게 땅에 쓰러진 내 친구를 두 팔에 안고 있는 것으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전율하였다. (그렇다, 나는 그 순간, 그를 두 팔로 안고 있는 나, 마치 나 자신의 확실치 않은 죄를 짊어지고 가는 것처럼 거대하고 무거운 그를 안고 가는 나, 군중 사이를 헤치며 그를 옮기고 있는 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보았다.)

532p-4

밀란 쿤데라의 첫번째 소설 <농담>을 읽었다.

작가는 소설을 "작가가 실험적 자아(인물)를 통해 실존의 중요한 주제를 끝까지 탐사하는 위대한 산문 형식" 이라고 말했다.

그가 창조해낸 루드비크, 헬레나, 루치에, 야로슬라프, 코스트카를 통해 나의 실존을 의식하게 하는 소설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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