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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1> 2권 폴 오스터

<4321> 2권 폴 오스터

<4321> 2권 폴 오스터

#폴오스터#소설가 로서 모든 #문학적재능 을 야심차게 담아낸 역작이라고 소개한 책

1권 800페이지를 읽으며 점점 동의하게 된다. 특별한 거대 서사를 다루지 않고 #퍼거슨 이라는 주인공의 삶이

네개의 #평행우주 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이야기를 작가의 절묘한 묘사로 끌어가는 대작의 2권

4.4

뉴저지 교외의 고등학생으로 지낸 3년 동안 열여섯 살, 열일곱 살, 열여덟 살의 퍼거슨은 스물일곱 편의 단편 소설을 시작했고, 그중 열아홉 편을 완성했으며, 매일 적어도 한 시간씩 스스로 작업 노트라고 부르는 노트에 이런저런 글쓰기 연습을 하며(언젠가 에이미에게 말했듯이) 깨어 있고, 깊이 파고들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했다. 사물이나 풍경, 아침 하늘, 사람 얼굴, 동물, 눈에 떨어지는 빛의 효과, 잔디밭에 내리는 빗소리, 나무 타는 냄새,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이나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 등을 묘사하고, 다른 사람이 되어 보기 위해, 적어도 그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로 독백을 적어 보기도 하고, 때로는 ······

7p-1

5.1

만일 아끼는 시를 번역하는 중이라면, 그 시를 조각조각 해체해 당신의 언어로 다시 맞춰 내는 일은 일종의 헌신,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을 당신에게 준 대가를 섬기는 한 방법이었다. 위대한 대가 아폴리네르와 그보다 작은 대가 데스노스는 퍼거슨이 보기에 아름답고, 대담하고, 놀랄 만큼 창의적인 시들을 써냈다. 한 편 한 편이 우수와 명랑함을 동시에 담고 있었는데, 그건 열여덟 살 퍼거슨의 가슴속에 있는 모순된 충동들을 어떻게든 하나로 합친, 드문 조합이었다. 그래서 잡지 사무실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단단해 질 때까지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작업하고, 다시 생각하고, 그렇게 번역을 다듬어 나갔다.

112p-6

5.3

서류철에 영화에 대한 인상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후로는 거의 매일 글을 쓰는 일이 습관처럼 되어서 이제

서류철에 160장 이상의 일지가 쌓였고, 거의 매일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매일로 넘어가는 건 자연스러운 도약이었다. 지난 3년 동안 본인의 노력에 더해 길과의 긴 대화들도 있었는데, 간결하고 우아하며 분명한 문장을 쓰는 방법

,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힘 있는 문단을 만드는 방법, 앞 문단의 주장을 이어 가거나 반박하는 식으로 다음 문단을 시작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퍼거슨은 새아버지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런 가르침들을 익혔고,

덕분에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아직 고등학교도 마치지 않는 시점이었지만,

이미 글로 쓰인 단어들에 대한 경건한 태도는 갖춘 셈이라고 할 수 있었다.

168p-16

6.3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정확하게 맞았다고도 할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 닥칠 것 같았던 치명적인 사고나 병이 어머니가 아니라 퍼거슨 본인에게 닥쳤던 것이다. 그의 경우에는 자신의 책 출간을 기념해 이뤄졌던 런던 방문 중에 일어난 교통사고였고, 그 말은, 1966년 5월 6일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로 그에게는 살아갈 날이 304일 남아있었다는 뜻이다. 자비롭게도 그는 신들이 그에게 마련해 놓은 잔인한 계획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비롭게도 그는 자신이 <지상의 삶의 기록>에 그렇게 짧게만 등장할 것임을 모르고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자기 앞에 단지 304일이 아니라 수천 일의 내일이 놓여 있는 것처럼 계속 살아갔다.

418p-5

7.4

신은 어디에도 없다고,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삶은 어디에나 있고,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는 그렇게 합류한다. 분명한 건 한 가지뿐이었다. 한 명씩 한 명씩, 상상의 퍼거슨들은, 아티 페더먼이 죽었던 것처럼,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가 그들을 실제 인물처럼 사랑하는 법을 알고 난 후, 그들이 죽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생각만으로도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워질 때의 일이 될 것이다. 그런 다음 그는 다시 홀로 남아, 마지막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여 책의 제목이 정해졌다. 4 3 2 1.

731p-2

폴 오스터가 만든 세상에는 네명의 퍼거슨이 등장한다. 사고로 손가락을 잃은 번역가 겸 평론가를 꿈꾸던 퍼거슨 과

번개에 쓰러진 나무에 맞아 죽는 퍼거슨, 동성과의 사랑을 고민하는 퍼거슨 그리고 아버지가 될 수 없는 퍼거슨 그리고

그들이 하나씩 사라질때 숫자가 변한다. 마침내 하나가 남고 퍼거슨의 소녀기와 청년기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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