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기술> 밀란 쿤데라
<소설의 기술> 밀란 쿤데라
#밀란쿤데라 전집 11권 <소설의 기술> (1986)
1부 #세르반테스 의 절하된 유산
소설은 근대의 시초부터 줄곧, 그리고 충실히 인간을 따라 다니다. 후설이 서구 정신의 요체로 간주한 '앎에의 열정'이 이제 소설을 사로잡아 소설로 하여금 인간의 구체적인 삶을 살피게 하고 '존재의 망각'으로부터 지켜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삶의 세계'를 영원한 빛 아래 보존한다." 오직 소설이 발견할 수 있는 것만을 발견하라. 그것만이 소설의 유일한 존재 이유다."라는 헤르만 브로흐의 말을 나는 이런 뜻으로 이해하며, 그가 거듭 되풀이 하는 이 말에 담긴 그의 고집에 공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존재의 부분을 찾아내려 하지 않는 소설은 부도덕한 소설이다. 앎이야말로 소설의 유일한 모럴인 것이다.
14p-20
2부 #소설의기술 에 관한 대담
작가가 어떤 역사적 상황을, 표출되지는 않았으나 인간 세계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가능성으로, 간주한다면 그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할 것입니다. 역사적 현실에 충실하다는 것은 소설의 가치와 관련해서 볼 때는 어쨌든 이차적이죠. 소설가란 역사가도 아니고 예언자도 아닙니다. 실존의 탐구자일 뿐이지요.
67p-5
3부 <몽유병자들>에 관한 단상들
완고한 모더니즘에 의하면 '현대' 소설과 '전통' 소설 사이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경계가 그어져 있다. 브로흐의 시각에서 볼 때 현대 소설은 세르반테스 이후의 모든 위대한 소설가들이 투신했던 추구를 계승해 나가는 것이다. 완고한 모더니즘의 이면에는 단순한 종말론적 믿음의 잔재가 있다. 하나의 역사가 끝나면 전혀 새로운 바탕 위에 수립된 새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브로흐는 예술, 특히 소설의 진화에 철저하게 적대적인 상황으로 완성되어 가는 역사에 대한 우울한 의식을 지녔다.
102p-23
4부 #예술의구성 에 관한 대담
5부 저 뒤쪽 어디에
사실 시인이 "저 뒤쪽 어디에" 숨겨진 '시'를 찾아내려 하는 대신 이미 알려진 어떤 진실에 봉사하기 위해 '참여' 한다면, 그는 시의 고유한 임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상정된 진실이라는 것이 혁명이라 불리든 항의라 불리든, 그리고 그것이 보다 정의롭든 그렇지 않든, 이런 것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발견(이는 곧 경탄이다.)하는 진실 외 다른 진실에 봉사하는 시인은 가짜 시인이다.
167p-24
6부 소설에 관한 내 #미학의열쇠어들
소설 : 작가가 실험적 자아(인물)를 통해 실존의 중요한 주제를 끝까지 탐사하는 위대한 산문 형식
191p-5
7부 예루살렘 연설: #소설과유럽
그러나 신은 왜 생각하는 인간을 보고 웃는 것일까요? 인간이 생각해 봐야 진리는 그들로부터 멀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는 한 사람의 생각은 다른사람의 생각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인간이란 결코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중세에서 벗어난 인간의 이러한 근원적인 상황은 근대의 여명기에 이미 드러났습니다. 돈키호테는 생각하고 산초 판사도 생각을 하는데, 그들에게서는 이 세계의 진리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진리까지도 달아나 버립니다. 유럽 최초의 소설가들은 인간의 이러한 새로운 상황을 포착했으며 그 상황 위에 새로운 예술, 소설이라는 예술을 수립했던 것입니다.
217p-12
소설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그 질문에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아주 짧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인간 실존에 답하기 위해서라고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이미 묵직하게 증명하고 있는 그의 소설의 기술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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