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마을> 김우창
<원전 마을> 김우창
부제 :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투쟁이야기
#들어가며 - 당신은 '월성'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 책은 월성핵발전소 근처에 사는 주민 중 누가, 언제, 왜, 어떻게 이주대책위를 만들어서 한수원을 대상으로
이주를 요구하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2011년 3월 11일의 후쿠시마 사고는 아무 문제 없이 살아왔던 그들의 감각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핵발전소는 안전하다", "잘 관리되고 있다", "주민들 체내의 방사성 물질은 기준치
이하라서 괜찮다"라고 말하던 한수원의 숱한 약속들이 다양한 사건·사고 들로 흔들리게 되었다.
뒤이어 "안전하게 관리한다"던 한수원 내부에서는 짝퉁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드러났고,
2016년에는 한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규모 5.8)에 원전 네 기 모두 정지했다.
19p-6
1장 #핵발전소 최인접 마을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
아니 우리가(한수원을) 비판하거나 반박할 이유가 없잖아. 왜? 한수원에서 항상 원자력은 깨끗하고 좋은 에너지고 다 좋다고 하니까. 뭐 환경(단체)이 여기 와서 할 일이 없는 거야. 무슨 뭐 여기에 쓰레기장이 들어온다고 하면 여기 들어오면 안 돼, 이러지만. 원자력은 뭐가 보여야 말을 하지. 우리가 아무것도 느낄 수도 없고, 볼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냥 그렇다하면 그런 걸로 믿고 산 거야. 아무 군소리 없이 산 거지.
(황분희, 2021년 2월 9일 인터뷰 중)
40p-7
2장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
사는 게 죽은 것과 똑같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어.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나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이런 상황에서
핵발전소 옆에서 죽지 못해 삶을 사는 것이니까. 이게 죽음이지 뭐야. 우리는 매일, 매 순간 몸에 나쁘고 위험한
방사능에 노출된 채 살고 있잖아. 그래서 예전처럼 그냥 걷거나 피켓만 흔들 에 아니라, 상징성이 있는 것을
하자고 했지. 죽음이 제일 의미가 크잖아. (황분희, 2021년 2월 2일 인터뷰 중)
60p-6
3장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은 삶
4장 보이지도 냄새나지도 않는 위험을 마주하다
핵발전소의 위험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근거 없는 괴담'이나 기우로 치부하지만, 이러한 현상 혹은 문제의 원인을
'느린 폭력(Slow Violence)'이라고 명명한 학자가 있다. 롭 닉슨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라는 책을 통해 방사는 피폭, 독성물질 오염, 기후변화 등 현대 사회의 많은 환경 문제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나는 폭력, 시공을
넘어 널리 확산하는 시간 지체적인 파괴, 오랜 시간에 걸쳐 벌어지는 폭력"을 '느린 폭력'이라고 정의하였다.
91p-11
5장 5.8 지진 이후 자신보다 더 걱정되었던 핵발전소의 안전
이처럼 우리에게 지진이란 더는 추상적인 위험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실질적 재난이다.
경주 5.8 지진과 그에 대한 대응 체계 미비 그리고 핵발전소 수동 전지까지, 2016년 9월 12일은 주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작은 희망을 마주할 수 있었던 역설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139p-5
6장 희망과 절망 사이를 비틀거리며 걷는 사람들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살도록 해 주십시오. 유별나게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게 아닙니다.
아침에 눈 떴을 때 핵발전소의 돔이 보이지 않으면 됩니다. 혹시 모를 핵발전소 사고의 위험에서 좀 더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이면 됩니다. 우리 자녀들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나오지 않는 정도의 곳이면 됩니다.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서 밭 한 뙈기 내놓았을 때 팔아 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면 됩니다. 이러한 우리 주변의 바람이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적 행복을 웃도는 무리한 요구입니까?
165p-11
나오며 - 나는 왜 쓰는가
나는 자연과학자가 아니기에, 방사성 물질의 위해성과 암을 비롯한 건강 문제와의 인과성을 분석하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사회과학자로서 그들이 했던 8년 간의 싸움을 그들이 매일 매 순간 일상에서 맞닥뜨려야 했을
불안과 고민을 듣고,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의 활동,
투쟁과 일상을 정리하여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185p-12
"후쿠시마 사고 11주년, 원전의 안전을 다시 묻는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원전의 문제
그 원전의 돔을 매일 매일 바라보며 살아가는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투쟁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작은 책
도시인들이 너무 편하게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하는 의미있는 책을 만났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이라는 기계에 관하여> 존 셜리 (0) | 2023.09.29 |
---|---|
<방사선 피폭의 역사> 나카가와 야스오 (1) | 2023.09.24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테네시 윌리엄스 (1) | 2023.09.17 |
<수타니파타> 김운학 옮김 (0) | 2023.09.13 |
<선불교의 철학> 독서모임 후기 (0) | 2023.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