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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4권 , #꽃핀소녀들의그늘에서 2부 #고장의이름 - 고장

이 년 후 질베르트에 대한 관심이 거의 사그라들었을 때, 난 할머니와 함께 발베크로 떠났다.

새로운 얼굴의 매력에 끌릴때면, 또는 어느 소녀 덕분에 고딕 성당이나 이탈리아 궁전과 정원이 궁금해질 때면,

나는 서글프게도 어떤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우리 사랑은 어쩌면 현실적인 것이 아닐지더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즐거운 몽상이나 고통스러운 몽상의 결합은 이 사랑을 한 여인에게 연결하여,

우리 사랑이 한동안 필연적인 방식으로 그 여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하지만······

9p-1

그리고 저녁이 되면 그들은 호텔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는데,

그 시간 호텔 안에는 전기 불빛이 넘쳐흘러 식당은 거대하고 경이로운 수족관이 되었고,

그 유리 벽 앞에서 어둠에 가려 눈에 보이지 않는 발베크 일꾼들이나 어부들, 또 프티부르주아 가족들이 유리에

코를 대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물고기나 연체동물의 삶만큼이나 경이로운 식당 안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삶이 금빛 소용돌이 속에서 느릿느릿 흔들거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72p-24

소녀들 역시 해수욕장 생활의 특징인 사회적 균형의 변화라는 혜택을 받고 있었다.

일상적인 사회 환경에서 우리를 확대하기도 하고 높여 주기도 하는 모든 이점들이 여기서는 눈에 띄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폐기된다. 반면에 이러한 이점을 별 이유 없이 부당하게 누린다고 생각되는 이들은 그들의 허위적

면모를 더 확대하는 듯 보인다. 바로 이런 허위적인 모습 덕분에 미지의 사람들, 특히 그날은 소녀들이 내게서 커다란

중요성을 가질 수 있었으나 나의 중요성을 그녀들에게 인식시키는 건 불가능하게 했다.

263p-8

하지만 나는 거기서 각각의 그림이 가진 매력이 우리가 시에서 은유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한 일종의 재현된 사물의 변형에 있으며, 만물의 창조주인 신이 명명함으로써 사물을 창조했다면, 엘스티르는 사물로부터 그 이름을 제거하고 다른 이름을 부여함을써 사물을 재창조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물을 지칭하는 이름들은 언제나 우리의 참된 인상과는 무관한 지성의 개념에 상응하며, 이런 개념과 관계 없는 것들은 모두 우리의 인상에서 제거하도록 강요한다.

322p-17

이처럼 우리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첫번째 시각의 오류를 깨달은 후에야 한 존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

만약 이런 인식이 가능하다면 - 도달한다. 그러나 정확한 인식은 사실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사람에 대한 우리 시각이 수정되는 동안, 그 사람 자신도 무기력한 대상이 아닌 이상 변하기 마련이므로, 그를 포착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마침내 그 모습을 보다 분명히 보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우리가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믿은 그 이미지는 단지 예전에 포착했던 옛 이미지들에 지나지 않으므로 더 이상 그를 나타내 주지 못한다.

383p-14

프랑수아즈가 창문을 열러 올 때면, 창문밖 모서리에서는 한결 같은 빛깔로 접힌 똑같은 햇빛 조각이 어김없이

발견되었으나 그 조각은 윤기 없는 가짜 칠보의 빛깔보다 더 우중충해 보여 여름의 표시로서는 그다지 감동을

주지 못했다. 그러다 창문 위쪽 채광창에서 프랑수아즈가 핀을 뽑고 덮개를 걷어 내며 커튼을 당기면서 열어젖히는 여름날은, 우리 늙은 하녀가 내 눈에 드러내기 전에 감싸고 있던 천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풀어 헤치는 그 수천 년

지난 화려한 미라의 향기로운 황금빛 옷처럼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 그토록 아득해 보였다.

514p-23

#작품해설

프루스트가 꿈꾸는 문학은 더이상 형이상학적인 진리의 추적이나 발견이 아닌,

우리 몸이 매일 같이 느끼는 감동이나 감각, 욕망, 충동의 표현임을 말해준다.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뭔가 모르게 잡히지 않는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처럼 명확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역설적 으로 현실을 자각하게하는 소설,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명확해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