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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에 위치한 볼리비아는 육지로 둘러싸인 국가다. 볼리비아 서쪽으로는 남아프리카의 거대 산맥인 안데스(Andes)산맥이 관통하며, 동쪽 평지의 대부분은 아마존의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볼리비아의 명물인 티티카카(Titicaca) 호수는 볼리비아와 페루의 국경에 위치하며 세계최대의 소금호수인 우유니호수(Salar de Uyuni)는 볼리비아 서남쪽 포토시(Potosi) 행정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La Paz)는 안데스산맥 산 정상에 위치한 고원상의 분지인 알티플라노(Altiplano)에 자리잡고 있다. 볼리비아의 행정수도 라파스는 백두산보다 높은 해발 3,7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지구상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도시다. 라파스는 스페인의 식민지로 성장한 도시이자 열악한 지형에 잘 적응한 도시이기도 하다. 라파스의 인구는 87만 7,363명(2008)으로 서쪽의 인근 도시 엘알토(El Alto)와 광역권을 형성하고 있다. 국제공항이 위치한 엘알토는 라파스에서 태평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와 철도가 관통하여 교통의 허브역할을 한다. 엘알토는 노동자와 남아메리카 원주민, 그리고 메스티소(mestizo)라고 불리는 혼혈민족 등이 모여 거주하는 빈곤층의 도시이기도 하다. 라파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방문객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산소부족으로 인한 현기증과 지독한 휘발유 냄새다. 해발 약 3,7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이곳의 첫인상은 나무가 거의 없는 황폐한 사막이지만 공항을 벗어나 라파스 도심에 진입하면 고급호텔들과 상업시설들로 전혀 다른 도시풍경이 펼쳐진다. 라파스 도심은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전통의상인 아이마라(Aymara)를 입은 여인들과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 도심은 어도비 벽돌, 혹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낡은 건물들과 그 뒤로 보이는 해발 6,458m의 만년설로 뒤덮인 일리마니(Illimani)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도심을 벗어나 남쪽으로 약 10km를 향하면 고급단독주택들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날 수 있다. 이 지역은 주로 부유층들이 거주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의 고급주택단지 못지않게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남아메리카 대부분의 대도시가 그렇겠지만, 라파스는 빈부의 격차가 심한 도시다. 남아메리카 원주민들과 메스티소들은 주로 구도심과 엘알토에 거주하고 있으며, 유럽계 부유층들은 쇠퇴한 구도심에서 벗어나 인근의 비도시 지역에 거대한 주택을 짓고 생활한다. 라파스와 엘알토를 포함한 광역권의 전체 인구는 140만 명으로 고산지대의 열악한 지형과 남아메리카 특유의 민족성을 잘 극복해 왔다. 1985년 볼리비아에 신자유주의가 뿌리 내리면서 본격적인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었고 시민들은 국가경제와 정치에 불만이 커지기 시작했다. 2003년 시민들의 불만은 결국 반란으로 이어져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Gonzales Sanches de Lozada)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만든다. 이는 스페인 식민지시대부터 형성된 볼리비아 시민들의 강한 민족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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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정치·경제의 중심지 볼리비아는 지난 500년간 은과 주석 등과 같은 풍부한 자연 자원을 바탕으로 일찍이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의 선진국들과 교류해왔다. 1899년부터 라파스는 볼리비아의 행정수도로서 정치 및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라파스는 약 100년간 스페인의 통치를 받으며 풍부한 자원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당시 스페인은 볼리비아 남부에 위치한 포토시 광산에서 수많은 금과 은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 포토시 광산의 금과 은의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풍부했다. 스페인인들은 포토시 광산에서 나오는 자원을 주로 페루 항구를 통해 스페인으로 이송했고, 알티플라노에 위치한 라자(Laja)라는 작은 마을을 중간거점으로 활용해 휴식을 취하고 식량을 보충했다. 이후 스페인인들은 기후가 좋지 않는 라자지역을 떠나 1549년 새로운 거점인 라파스로 이전하게 된다. 이후 라파스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포토시와 당시 행정중심도시였던 수크레(Sucre)와 함께 볼리비아의 정치 및 경제적 중심지가 되었다. 라파스의 주요 노동력은 원주민과 메스티소 등 빈곤층들로 구성되었다. 당시 그들은 주로 도심에 거주했고 대부분 하인이어서 도시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시민들의 권리는 정부로부터 점점 외면받게 되어 메스티소의 인구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는 이들을 도심에서 내쫓기 위해 법적으로 도심거주를 금지하게 된다. 갈 곳 없는 이들은 라파스의 외곽 구릉지에 모여 거주하게 되었고, 라파스 외곽의 구릉지는 이들의 낡은 주택들로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더 이상 살 곳이 없어진 메스티소들은 결국 라파스의 시 외곽 북동지역에 모이게 되어 지금의 엘알토가 탄생하게 되었다. 라파스의 인구와 도시구조의 변화 18세기 라파스의 인구는 약 4만 명이었다. 1900년대 인구는 7만 명으로, 1950년도에는 엘알토를 포함하여 32만 명으로 증가한다. 라파스 - 엘알토 광역권의 인구는 1970년도에 배로 증가하고 2000년도에는 다시 배로 증가하여 2008년 라파스의 추정인구는 약 900만 명이다. 1980년대 초 라파스 - 엘알토 광역권의 인구는 주로 도심에 집중되었는데 20세기에 들어서 공항, 정유공장, 철도청 등 시설부지의 확보를 위해 지금의 엘알토 평탄지역이 개발되었으나 소수의 인구만이 생활했다. 라파스의 인구증가보다는 엘알토의 인구증가가 뚜렷하게 눈에 띄는데, 이는 크게 자연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자연적인 이유로는 1983년과 1983년 사이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전국적인 가뭄이 농부들을 도시로 모이게 한 것이다. 그리고 1985년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광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도시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2002년 엘알토의 인구는 65만 명으로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1950년부터 연간 8.2%가 증가한 수치다. 급격한 인구증가는 범죄와 사회혼란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엘알토의 급격한 인구증가는 라파스의 도시 구조를 변화시켰다. 작은 웅덩이 속에 자리잡은 듯한 라파스의 특이한 지형과 극적인 고도 변화는 도시 확산을 제한시키는 역할을 했다. 라파스 도심의 인구밀도는 km2당 2만 3천 명으로, 현재도 수많은 고층 아파트들이 저층 벽돌집들을 대신해 건설되고 있다. 라파스의 동쪽의 안데스산맥은 가파른 언덕으로 도시확산을 막고 있으며, 원주민들의 쇠퇴한 주거들이 가파른 경사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매년 산사태가 일어나고, 2002년 2월에는 대형 참사로 이어져 약 70명의 목숨을 앗아간 위험지역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엘알토의 지형은 매우 평탄하며 수많은 도시 유입인구를 흡수할 수 있었다. 도심의 쇠퇴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던 라파스의 부유층들은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20년 동안 라파스의 남쪽 지역은 중산층 및 부유층이 모여들고 있다. 이 지역에는 각국의 대사관과 관저가 위치하고 있으며 세련되고 거대한 단독주택들이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잘 정비된 도로와 보행자로 등 각종 시설들은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고급주택에서 일하는 하인, 운전수, 정원사 등의 서비스업자들은 주로 도심이나 엘알토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이다. 라파스와 엘알토의 빈부격차는 곧바로 도시구조와 도시성격으로 반영되고 있다. 라파스는 저조한 인구증가를 나타내고 있고 공공의 투자규모도 감소하는 반면에 엘알토는 급속한 도시확산으로 나타나는 각종 도시문제로 정부의 개입이 물리적인 기반시설 확대나 공공서비스의 투자 및 펀드를 제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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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와 도시확산 그리고 빈부격차 라파스 - 엘알토 광역권의 노동력은 대부분 비공식노동력이다. 두 도시의 경제활동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라파스의 경우 공무원, 국제협력, 서비스 등 3차산업 종사자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엘알토의 종사자는 대부분 제조업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천 명의 엘알토의 노동자들이 도시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1970년대부터 볼리비아의 산업구조는 광업과 제조업에서 상업과 서비스업으로 변화되었다. 1976년과 1984년 사이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비공식적인 경제활동 인구는 47%에서 58%로 증가하였다. 가장 최근의 자료에 의하면 무려 73.5%에 육박한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도시에 유입되면서 노동력이 풍부해짐에 따라 인건비는 더욱 저렴해졌고 물가는 상승함에 따라 더욱 많은 노동력이 도시에 유입되었다. 라파스와 엘알토의 경제구조와 인구증가는 연관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남아메리카의 새로운 직업은 10개 중 3개가 비공식 경제활동 부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의 이유는 두 도시 간에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경제활동 인구가 전체 인구의 증가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노동력의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엘알토의 경우 지속적인 인구유입으로 인해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는 전체 인구와 노동력의 수요를 동시에 증가시키고 있다. 반면 라파스의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는 오히려 경제 불안정을 초래해 라파스의 비공식 경제활동 부문이 60%로 증가할 때 엘알토는 162%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엘알토의 높은 비공식 경제활동 부문 비율이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도시구조 또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공식 부문은 저임금현상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세금감소의 원인이기도 하여 국가 전체에 치명적인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효과적인 고용정책을 찾지 못한 정부는 정치적 전략과 분권전략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라파스 - 엘알토 광역권이 성립되기 전 엘알토는 라파스의 행정구역 중 하나였다. 1988년 정치가들은 엘알토를 라파스에서 행정상으로 분리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첫째는 엘알토의 급격한 인구증가와 도시확산에 의한 라파스의 경제적 손실, 그리고 둘째는 1989년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불안이었다. 볼리비아의 정치세력에 불만이 많은 빈곤층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엘알토를 행정상으로 분리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정책은 엘알토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라파스의 엘리트층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엘알토가 독립 행정구역으로 분리된 뒤 자체 적으로 운영예산을 확보하였으나, 이는 라파스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적은 규모였다. 엘알토의 적은 예산은 낙후된 도시를 재개발하고 해외기업을 유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엘알토와 라파스의 도시규모는 비슷한 크기였으나, 세금 규모는 라파스가 5배나 많았다. 이러한 차이는 엘알토와 라파스의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한지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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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스의 새로운 희망과 도전 지난 20년간 신자유주의 정책 속에서 라파스와 엘알토는 급속한 도시성장을 경험했다. 특히 엘알토의 경우 수많은 인구유입과 빠른 도시성장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불만을 키운 도시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 정책 속에서 지하경제의 발전은 라파스와 엘알토를 사회경제적으로 양분화시켰고 이는 곧 도시구조까지 영향을 주었다. 이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사회조직과 도시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현재 엘알토의 인구는 이미 라파스를 넘어서고 있다. 동시에 민주주의의 확산은 엘알토를 넘어 지속적으로 퍼질 것이고, 볼리비아 전국에 새로운 의미로 부각될 것이다. 라파스와 엘알토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민족성과 사회계급의 차이에 따라 민주주의의 대한 이해가 명백히 다를 것이다. 2003년 대통령에 대한 주민 반란은 라파스와 엘알토의 빈곤층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 그리고 자기 권리에 대한 명백한 인식을 심어주었다. 앞으로도 라파스와 엘알토의 빈곤층은 자신들의 불합리함과 차별화에 따른 불이익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싸울 것이며 공평한 지역자원의 분배를 더욱 강력히 주장할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과 정부의 대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라파스와 엘알토, 그리고 볼리비아 전국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자 대부분의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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