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아니에르노 (Annie Ernaux 1940~ ) #프랑스 #릴본 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현대프랑스문학 을 전공
중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통신대학 교수로 일했다. #1974년 자전적 요소가 담긴 <빈 옷장>으로 데뷔,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한 여자>에서 자신의 작품을 '문학과 사회학, 그리고 역사 사이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고 규정한다.
#한국의독자들에게
말하자면 한 성에 대해 다른 성의 지배와 불평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커플이 되기 전에 일 분담,
아이 돌보기, 상호 자유의 문제에 합의해둘 필요가 있다. 커플이 된 후에는 대체로 너무 늦다.
왜냐하면, 함께 살아가는 이 모험에서, 우리는 평등하게 출발하지 않고, 서로의 사랑 속에서도
사회가 전통적으로 남성에게 부여한 특권들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특권들을 문제 삼고 후대에 넘겨주지 않는 일이야말로 우리, 소녀들, 여성들의 임무다.
6p-17
무엇이 어머니를 전시회며 중세의 시가지로, 느긋하게, 밖으로 나가게 하는 걸까? 왜 어머니는 가난하고 불구인
사람들을 방문하는 자원 봉사 노릇을 할까? 여자로서 남편과 아이들 사이에 조용히 머무르기만 하면 안 되는 걸까?
내게 던지는 질문이라도 되는 듯, 나는 어머니가 완벽하다고 결론내렸다. 세상이란 거기에 뛰어들고 즐기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그 무엇도 우리를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나는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
42p-16
그러나 나는 대충 시간을 때우고, 진 빼지 않으면서 교양을 갖추겠다는 이유로 경솔하게 문과대학에 등록하지는
않았다. 일다에게 대학이란 만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나에게는 위험천만한 행위다.
아직 열리지 않은 계단식 강의실 앞, 가방 안 파일이 무심히 흔들리는 경쾌함 속에 감춰진 프롤레타리아의 작은
떨림, 생각보다 더 큰 야망을 품은 데 대한 두려움, 어쨌든, 나는 이미 배에 올랐고,
마음속에 품어두었던 유일한 직업인 가르치는 길로 접어들었으니, 끝까지 가야 했다.
150p-1
내가 고통받다가, 나 혼자였다가, 갑자기 나타난 그 어린 토끼, 울음, 1분 전에는 도무지 상상하지 못했던 일.
항상 의미가 없다, 단지 아무도 없었다가, 그러고는 누군가가 있을 뿐. 나는 30분 후 산부인과의 내 방에서 아이를
다시 보았다. 완전히 옷을 다 입고, 베개 가운데에 놓여 있는, 검은 머리카락이 수북한 아이의 머리,
어깨까지 시트로 감싼, 신기하게 문명화된 모습이었다. 나는 그들이 알몸의 아이를
아기 예수처럼 배내옷에 싸서 내게 건네줄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196p-7
우리는 함께 먹었고, 같은 침대에서 잤고, 같은 신문을 읽었고, 똑같이 비꼬면서 정치 담화를 경청했다.
계획도 함께 짰다. 자동차를 바꾸고, 다른 아파트로 이사하고 혹은 낡은 집을 손질하고, 아이들이 좀 크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똑같은 모호한 욕망을 표현하기 까지 했다.
결혼이 서로에게 제약이 됐다고 그가 탄식하기에 이르렀고,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어 몹시 행복했다
249p-6
#옮긴이의말
끝까지 알 수 없는 얼어붙은 여자의 이름, 그것은 우리가 아는 많은 여자들이라고 역자는 이야기 한다.
살아볼 수 없는 세상 절반의 삶을 간접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아니 에르노의 문장들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반을 조금씩 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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