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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 성윤갑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 성윤갑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 성윤갑

#머리말

진리는 저 멀리 우리가 닿을 수도 없고 가볼 수도 없는 곳에 있지 않고, 바로 지금 눈앞에서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임제 스님은 이렇게 목전현용(目前現用)하는 자신의 움직임이 진정한 살아 있는 부처임을 강조한다.

경전 속에 있는 죽은 문자 부처에 매달리지 말라고 한다. 임제 스님을 통해 우리 자신이 살아있는 부처라는 사실에

눈뜨게 되며, 평상시의 마음이 진여의 작용이자 도이며 일상사의 일 그 자체가 부처의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존귀한 존재이고 귀인이다.

7p-4

1장 #서문

2장 #상당

3장 #시중

임제 스님이 이어서 말하였다. "오늘날 부처님 법을 배우는 사람이 가장 중히 여길 것은 진정견해(眞正見解)를

구하는 일이다. 만약 진정견해만 얻는다면 나고 죽음에 물들지 않고 가고 머무름에 자유로워 수승함을 구하지

않아도 수승함이 저절로 온다. 수행자들이여! 예붜 선지식들은 모두가 그들만의 특별한 교화의 방법이 있었다.

지금 산승이 사람들에게 가르쳐 보여준 것은 다만 그대들이 다른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바른 안목을 작용하게 되면 곧자로 작용할 뿐이다.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의심하지 마라. 요즘 공부하는 사람들이 진정견해를 얻지 못하는 것은 그 병이 어디에 있는가? 병은 스스로 믿지 않는 데 있다. 그대들이 만약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곧 바쁘게 이리저리 쏘다니면서 일체 경계를 좇아 끌려가며, 수만 가지 경계에 자신을 빼앗겨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77p-3

그대들이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되면 [隨處作主] 서 있는 곳마다 그대로가 모두 진리의 드러남이다[立處皆眞].

어떤 경계가 다가온다 하여도 붙들리지 않는다. 설령 묵은 습기로 다섯 가지 무간지옥에 들어갈 죄업이 있다

하더라도 저절로 해탈의 큰 바다로 변할 것이다. 요즈음 공부하는 이들은 모두들 법을 모른다.

마치 양이 코를 들이대어 닿는 대로 물건을 모두 입안으로 집어넣는 것처럼 머슴과 주인을 가리지 못하며,

손님인지 주인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무리들이 삿된 마음으로 불문에 들어와서는 곳곳에서 이해득실과 시시비비의 번잡스러운 일에 곧바로 빠져버리니 진정한 출가인이라고 할 수 없다. 그야말로 속된 사람이다.

122p-4

어떤 스님이 임제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인 참 부처이며 참 법이며 참 도인지, 바라옵건대 가르쳐주십시오."

"부처란 마음이 청정한 것이고 법이란 마음이 광명한 것이며 도란 어디에서나 걸림이 없는 청정함이며 광명이다.

이 셋이 곧 하나이니 모두가 헛이름일 뿐,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도를 닦는 사람이라면 한순간 한순간도

마음에 끊어짐이 없어야 한다."

257p-3

5장 #행록

임제스님께서 열반에 들 무렵, 자리에 앉아 말하였다.

"내가 가고 난 뒤에 나의 정법안장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삼성 스님이 나와서 아뢰었다.

"어찌 감히 큰스님의 정법안장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이후에 누가 그대에게 법을 물으면 무어라고 말해주겠느냐?"

삼성 스님이 "할!"하므로 임제 스님이 말하였다.

"나의 정법안장이 이 눈먼 나귀한테서 모조리 없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임제 스님은 말을 마치자 단정하게 앉아 열반을 보였다.

427p-2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문장을 만나면서 나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

다시 임제 선사의 <임제록>을 읽으면서 과연 깨달음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의 실행은 가능한지 생각한다.

그대들이 어디를 가든 주인이되며, 서 있는 곳마다 그대가 모두 진리의 드러남이다. 다시 화두로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