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과 마르가리따. 상> 미하일 불가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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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따. 상> 미하일 불가꼬프
제1장 낯선 이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야기를 나누지 마시오
전례 없이 푹푹 찌는 어느 봄날의 해질 무렵, 두 신사가 모스끄바의 빠뜨리아르흐 연못가에 나타났다.
그중 한 사람은 회색 여름 양복 차림이었는데, 키가 작고 살이 통통하게 찐 데다 대머리였으며, 손에는 상당히 괜찮은 중절모를 들고 있었다. 말끔히 면도한 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뿔테안경을 끼고 있었다.
다른 사나이는 어깨가 떡 벌어지고 안색이 불그스레하며 흐트러진 고수머리에 바둑판무늬 모자를 뒤통수 쪽으로 삐딱하게 쓴 젊은이로, 격자무늬 셔츠와 꼬깃꼬깃하게 구겨진 바지를 입고 검은 단화를 신고 있었다.
13p-4
제2장 #본디오빌라도
<내게 독을 다오. 독을!> 또다시 그에게 목소리가 들렸다.
"진리는 무엇보다도 총독의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고, 너무 아파서 소심하게도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는 겁니다.
총독은 나와 이야기할 힘조차 없거니와, 심지어는 나를 쳐다보는 것조차 힘들어하시는 군요.
그런데 나는 지금 총독께 사형 집행인처럼 굴고 있으니, 그것이 마음 아파요. 총독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조차 없고, 아마 헤게몬이 애착을 가진 유일한 존재일 충견이 와주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도 이제 가실 것이고 머리도 맑아질 거예요."
50p-13
제3장 일곱 번째 증명, 제4장 추격전, 제5장 그리보예도프에서 생긴 일, 제6장 아까 말했듯이 #정신분열증 이로군
짧고 뾰족한 구레나룻을 기른 사람이 하얀 가운을 입고 정신 병원의 환자 대기실로 들어왔을 때는 밤 한시 반이었다.
그 병원은 얼마 전 모스끄바 근교 강가에 개축한 유명한 곳이었다. 세 명의 간호사들이 소파에 앉은 이반 니꼴라예비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곳에는 극도로 흥분한 시인 류힌도 있었다. 이반 니꼴라예비치를 묶었던 행주들은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이반 니꼴라예비치의 손과 발은 자유로웠다.
120p-3
제7장 #불길한아파트 , 제8장 교수와 시인의 결투
"아, 그렇군요. 훌륭하군요, 훌륭해요!" 스뜨라빈스끼는 대답했다.
"모든 것이 다 설명이 되는 군요. 사실 의료 시설에 건강한 사람을 잡아 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좋습니다. 즉시 제가 여기서 풀어 드리지요. 다만 환자분이 정상이라고 말씀해 주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증명하지 마시고, 다만 말씀해 주십시요. 그러니까 선생은 정상이십니까?"
이 말에 완전한 침묵이 도래했다. 아침에 이반을 돌보아 주던 뚱뚱한 여자는 존경어린 표정으로 교수를 보았다.
이반은 또 한 번 생각했다. <정말로 똑똑하군.>
160p-9
자, 신사 숙녀 여러분, 저와 여러분은 이른바 대중적인 최면의 일례를 지금 이 자리에서 보았습니다.
이 세상에는 기적도, 마술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순수 과학적인 실험보다 더 잘 증명해 주는 것은 없습니다.
이제 마에스트로 볼란드께서는 지금의 실험을 폭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마치 돈과 같은 이 종이들이 나타났던 것처럼 곧 사라지는 것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214p-19
제13장 주인공의 등장
"작가이십니까?" 시인이 흥미를 느끼며 물었다.
손님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이반을 주먹으로 위협하고는 말했다.
"나는 거장이오." 그는 엄숙한 태도로 기름때에 찌든 검은 모자를 가운의 주머니 속에서 꺼냈다.
그는 노란색 실로 <M> 자가 수놓인 그 모자를 쓰고,
자신이 거장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반에게 옆모습과 앞모습을 보여 주었다.
236p-18
제14장 수탉에게 영광을!, 제15장 니까르노 이바노비치의 꿈, 제16장 #처형
기둥에 도착한 그는 복사뼈까지 물에 잠긴 채 물에 젖어 무거워진 탈리스를 벗고 셔츠 차림으로 예슈아의 발에 매달렸다. 그는 종아리를 묶은 밧줄을 끊고 아래쪽 횡목에 올라가 예수아를 안은 다음, 팔을 묶은 위쪽 끈을 끊었다.
벌거벗은 예슈아의 젖은 몸이 레위 위로 무너지면서 그를 땅으로 내동댕이쳤다. 레위는 그를 어깨에 짊어지려 했지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 행동을 멈추었다. 그는 물이 고인 땅 위에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팔이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 시신을 남겨 둔채, 진창을 부산하게 돌아다니며 다른 기둥으로도 달려갔다.
그는 그 기둥에서도 밧줄을 풀었다. 그러자 시신 두 구가 땅으로 떨어졌다.
310p-12
제17장 #불안한날 , 제18장 운이 나쁜 방문객들
우리는 그날 밤 모스끄바에서 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물론, 그것을 꼬치꼬치 알아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진실 가득한 이야기의 제2부로 넘어갈 때가 되었다. 자 독자들이여, 나를 따르시라!
360p-7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만나는 소설, 다만 제목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뿐 <거장과 마르가리따>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소설은 읽는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고 역사와 종교가 겹치는 소설
상권에서 거장은 등장하지만 마르가리따는 잠시 등장하고 사라졌다. 거장을 따라가는 즐거운 소설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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