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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타임> J. M. 쿳시

<서머타임> J. M. 쿳시

<서머타임> J. M. 쿳시

#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쿳시 읽기, <디어 존, 디어 폴>, <추락>, <청년시절>, <철의 시대>, <소년 시대>

그리고 자전적 소설의 마지막 <서머타임>을 읽는다.

#메모장 1972~75

거리에서 그의 곁을 지나치는 얼마나 많은 남루한 노동자들이 도로, 벽, 철탑처럼 그들보다 오래 남아 있을 것들을

은밀하게 만드는 걸까? 일종의 불멸, 제한적인 불멸이라는 것도 결국 도달하기에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왜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고 해독해줄 거라는 어렴풋한 희망을 품으며,

종이 위에 뭘 계속 끄적이고 있는 걸까?

확장할 것: 미숙한 일에 기꺼이 몸을 던지려는 그의 마음,

창조적인 일에서 생각이 필요없는 일로 물러나는 그의 기민함.

16p-5

왜냐하면 존 쿳시는 나의 왕자가 아니었으니까요. 마침내 내가 요점에 도달하네요.

만약 그것이 당신이 킹스턴에 왔을때 생각하고 있던 질문

-이 여자도 존 쿳시를 비밀스러운 왕자로 착각한 여자들 중 하나일까?-

이라면, 이제 당신은 답을 알게 되었군요. 존은 나의 왕자가 아니었어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만약 내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가 지구상의 어떤 여자한테도 왕자가

될 가능성이 없었다는 걸 지금쯤 알아차렸을 거예요.

127p-4

디 카루 이스 퍼르 스카퍼 케스카퍼! 카루는 양을 위한 곳이야!

그녀는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말을 참아야 한다. 그는 진심이다! 카루가 낙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갑자기 예전 크리스마스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어렸을 때 그들은 야생동물처럼 자유롭게 펠트를 돌아다녔다. "너는 어디에 묻히고 싶니?" 그는 어느 날 그녀에게 이렇게 묻더니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속삭였다. "나는 여기에 묻히고 싶어." "영원히?" 그녀가, 어린 그녀가 물었다.

"영원히 묻히고 싶어?" 그가 대답했다. "내가 다시 나올 때까지만."

170p-8

내 생각에 쿳시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는 실존주의자이자 낭만주의자 자유사상가가 되기로 작정했던 거죠.

문제는 그게 그의 내부에서 나온 것이 아니어서 그 방법을 몰랐다는 데 있었어요.

자유, 관능, 에로틱한 사랑 등 모든 것이 그의 몸에 근원을 둔 충동이 아니라 그의 머릿속에 있는 관념에

불과했던 거죠. 그는 그것에 대한 재능이 없었어요. 그는 관능적인 사람이 아니었어요.

여하튼 그는 차갑고 쌀쌀맞은 여자를 남몰래 좋아했던것 같아요.

302p-5

우리의 존재는 범죄, 즉 식민지 정복에 기초해 있었고 아파르트헤이트가 영속화시킨 것이었어요.

원주민이나 뿌리 내리다라는 말의 반대가 무엇이든,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그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스스로를 일시 체류자, 임시 거주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서 집도 없고 조국도 없다고 생각했죠.

내가 존을 잘못 대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와 나는 이것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얘기를 했으니까요.

내가 나 자신을 잘못 대변하고 있지 않은 건 분명하고요.

326p-8

존은 영리했어요. 지식도 많았죠. 나는 많은 면에서 그를 존경했어요. 작가로서 그는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어요. 일정한 스타일을 갖고 있었고요. 스타일이란 개성의 시발점이잖아요. 그러나 그에게는 내가 감지할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은 없었어요. 인간 조건에 대한 독창적인 통찰력도 없었고요. 그는 그저 한 남자였어요.

자기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 재능이 있었고 어쩌면 천부적 재능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거인은 아니었어요. 내 말이 실망스럽다면, 미안해요.

확언컨데 당신은 그를 아는 다른 사람들한테서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될 거예요.

377p-11

메모장 - 날짜가 적히지 않은 부분들

그는, 즉 존은 전에는 일자리가 너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변하려고 한다.

이제 그가 다룰 수 있을 만큼 많은, 아니 그 이상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계획들 중 일부를 포기하고 간호를 하려 한다. 혹은 간호를 하지 않을 거라면, 아버지한테 이렇게 선언해야 한다.

제가 밤낮으로 아버지를 보살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아버지를 버리려고요. 안녕히 계세요.

이길 아니면 저 길이다. 다른 길은 없다.

410p-7

존 쿳시의 자전적 형식을 가진 소설 3부작을 마무리한다.

옮긴이의 말처럼 "예술은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개성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는 사람,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문학에대한 생각을 풀어낼 수 있는 이 시대의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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