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시간이 흐르는 속도보다 이 점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핵심이다.
시간의 비밀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맥박의 진동 속에, 기억의 수수께끼 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 있다.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그렇다면 시간의 흐름은 정확히 무엇일까? 세상의 문법으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 세상의 메커니즘 중에서 이미 존재해왔던 과거와 아직 존재하지 않은
미래를 구분하는 것은 무엇일까? 과거와 미래가 그토록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29p-1
우리가 '우주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지는 백 년이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이 문제는 혼란스럽고 상상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어떤 물리학자는 가끔 반기를 들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려고 한다. 철학자들은 현재의 실종에 대해 계속 토론 중이고,
최근에는 이 내용을 주제로 한 학술회도 많이 열리고 있다.
64p-8
입자성은 양자역학의 가장 특징적인 성질로 '양자'가 기본적인 입자, 즉 소립자여서 양자론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모든 현상에는 최소 규모가 존재한다. 중력장에서는 이 규모를 '플랑크 규모'라고 부른다. 최소 시간은 '플랑크 시간'이라 한다. 이 시간 값은 상대론적 현상과 중력 현상, 양자론적 현상들의 특징을 규정하는 상수들을 조합하면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이 상수들을 규정하는 값은 10의 -44승 초, 10억 분의 10억 분의 10억 분의 10억 분의 1억 분의 1초이다. 이것이 플랑크 시간인데, 이 엄청나게 짧은 시간 속에서 시간의 양자 효과가 나타난다.
90p-5
세상은 '사물'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물질로, '실체'로, '현재에 있는' 무엇인가로 이루어졌다고 말이다.
혹은 '사건'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연적 발생으로, 과정으로, '발생하는' 그 무엇인가로
이루어진 세상으로 보는 것이다. 그 무엇은 지속되지 않고 계속 변화하며 영속적이지 않다.
기초 물리학에서 시간 개념의 파괴는 두 가지 관점 중 첫 번째 관점이 붕괴된 것이지 두 번째는 아니다.
변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의 안정성이 실현된 것이 아니라, 일시성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게 된 것이다.
105p-8
희미함의 두 원천, 즉 양자 비결정성과 물리계가 엄청난 수의 분자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 모두 시간의 핵심이다.
시간성은 희미함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희미함은 우리가 세상의 미시적인 세부사항들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결국 물리학의 시간은 세상에 대한 우리 무지의 표현이다. 시간은 무지인 것이다.
148p-17
#관점 , 특수성에서 나오는 것
에너지(기계, 화학, 전기 혹은 잠재 에너지)는 열에너지로, 즉 열로 전환되어 차가운 사물로 이동하는데,
여기부터는 특별한 조치 없이는 에너지를 이전 단계로 되돌릴 수 없고, 식물을 자라게 하거나 모터를 돌리기 위해
재사용할 수도 없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엔트로피는 상승하는데,
'이것' 역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 이다.
167p-5
우리는 과정이자, 사건들이며, 구성물이고 공간과 시간 안에서 계획적이다.
그런데 우리가 개별적인 실체가 아니라면, 우리의 정체성과 유일성의 기반은 무엇일까?
무엇인 내가 카를로이게 만들고, 나의 분노와 꿈과 마찬가지로 내 머리카락과 내 손톱, 내 발이 나의 일부라고 느끼게 하고, 생각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인지하는 어제의 카를로와 내일의 카를로가 나 자신이라 느끼게 하는 걸까?
180p-12
우리는 시간이 없는 세상을 볼 수 있고, 마음의 눈으로 우리가 아는 시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심오한
구조를 볼 수 있다. 마치 지는 해를 보다가 지구가 도는 모습을 본, '언덕 위의 바보'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시간이라는 것도 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공간, 우리 신경들의 연결 속 기억의
흔적들에 의해 펼쳐진 초원이다. 우리는 기억이다. 우리는 추억이다. 우리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갈망이다. 기억과 예측을 통해 이런 식으로 펼쳐진 공간이 시간이다.
때로는 고뇌의 근원이지만, 결국은 엄청난 선물이다.
208p-2
시 공간에 대한 혁명적인 이론이 나온지 100년이 지났다. 이후 양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시공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뭔가 모르겠지만 인간이 직관적으로 느끼는 시공간과 물리적 시공간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공간은 휘어지고 시간은 장소에 따라 다르다. 시간의 질서에 대한 현대 물리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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