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 레이> 혁명과 낭만의 유체 과학사

<판타 레이> 혁명과 낭만의 유체 과학사 - 민태기
나는 이 '잃어버린 고리'를 판타 레이'라는 개념에서 찾고자 한다.
'판타 레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의 유면한 언명으로 "만물유전(萬物流轉)",
즉 "모든 것은 흐른다."라는 뜻이다. 모든 사물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치 흐르는 유체(流體)와 같이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9p-1
이 책은 소수의 전문가만 이해할 수 있었기에 단 400부만 인쇄되었고, 그나마도 다 팔리지도 않았다.
6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원제에서 '레볼루티오니부스(revolutionibus)',즉 '레볼루션(revolution)'은 천체의 회전을 의미한다. '레본루션'이 '혁명'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출판되던 1688년 영국의
명예 혁명 부터이다. 이처럼 원래 천문학 용어였던 '레볼루션'은 코페르니쿠스 이후
'혁명적인 변화'라는 의미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25p-14
이렇게 10년간의 집필 끝에 자본주의 탄생을 이끈 <국부론>이 탄생한다. 애덤 스미스는 '자유방임주의'로 번역되는 케네의 '레세 페르'를 적극 받아들이고, 프랭클린의 지폐를 옹호했다. 지폐는 금화처럼 재료의 가치에 기초한 화폐가 아니라 신용에 기초한 통화이다. 또 주화의 시대에서는 불가능했던 '통화량'조절이 지폐의 유통으로 가능해졌다.
마침내 현대에서 주화는 보조 수단이 되었고 더 나아가 이제는 신용 화폐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프랭클린과 애덤 스미스에 의해 적극 옹호된 지폐 정책이다.
96p-19
1776년 3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출판되어 세상에 알려진다. 같은 달, 수년간 자신의 특허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제임스 와트의 첫 번째 증기 기관이 완성되고, 같은 해 7월 제퍼슨과 프랭클린이 기초한
<독립 선언서>가 발표된다. 이 세 사건으로 서양에서 '산업 혁명'과 '시민 혁명'이 시작되었다.
비로소 서양이 동양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99p-3
6장 열과 저항, 7장 #루나소사이티 와 산업 혁명
16세기 이후 섭씨 1,300도 이상의 고온을 만들 수 있게 된 유럽은 도자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18세기 초 드디어 유럽에서도 도자기가 생산되기 시작한다. 철강 산업으로 영국의 산업 혁명을 이끈 버밍엄의
루나 소사이어티에서 연소 현상을 연구하던 프리스틀리와 주철을 만들던 그의 처남 윌킨슨, 도자기를 만들던 그의
친구 조사이어 웨지우드가 함께 모인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119p-12
8장 혁명 사관 학교 #애콜폴리테크니크 , 9장 대포와 화약
그가 왜 한 번도 가 본 적도 없는 미국에 이 재산을 넘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마도 열렬한 공화주의자였던 그는 미국을 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보았던 것 같다.
그의 유산은 금화 11상자로 전체 무게는 무려 769킬로그램에 달했는데, 인류의 과학과 지식을 증진하고
확산하는 데 사용해 달라는 그의 유지에 따라 1846년 스미스소니언 연구소가 발족한다.
현재 스미스소니언 연구소는 19개의 박물관과 미술관, 동물원, 9개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고
전체 전시물의 개수는 1억 5400만 개가 넘는다.
157p-21
10장 #나폴레옹 을 무너뜨린 산업 혁명, 11장 엔진의 대중화와 #대중과학 , 12장 혁명의 좌절과 열역학
3부 과학은 오류투성이지만, 그런 잘못은 종종 저지르는 게 좋아
13장 낭만적이지 않은 #낭만주의혁명 , 14장 #엔진이만들어낸컴퓨터
찰스 배비지는 1871년 사망할 때까지 해석 엔진의 제작에 힘썻으나 결국 완성하지 못한다.
찰스 배비지와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끝내 완성하지 못한 '엔진'은 이후 20세기 초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에
의해 그 생명을 얻는다. 튜링은 사상 처음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자동 연산 장치를 제작했고,
여기서 현대적인 컴퓨터가 시작한다.
2011년 부터 찰스 배비지의 해석 엔진을 재현하려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2030년대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7p-9
15장 #원격통신 의 시작, 16장 혁명과 유태인, 17장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전환되는 것
엥겔스는 마르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같은 시기 맨체스터에서 활동하던 동년배 사업가 줄의 성과에 대해
언급한다. 이들은 줄의 실험이 열, 운동, 전기, 자기 등 다양한 에너지와 힘이 서로 다른 형태로 바뀌기도 하고
상호 전환되기도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후 에겔스와 마르크스는 자신들의 경제학에 줄의 성과를 반영하여,
노동이 상품이 되고 상품이 화폐가 되고 화폐가 상품으로서의 노동을 구매하는 과정을,
보존량으로서의 '가치'가 형태를 바꾸어 가며 전환된다는 물리학적 개념으로 분석한다.
267p-19
18장 #에테르 , 다시 문제는 저항과 보텍스, 19장 작은 배와 큰배, 20장 레볼루션과 에볼루션, 21장 소멸하지 않는 보텍스
결국 에테르를 입증하려던 마이컬슨의 실험은 오히려 에테르를 없어도 되는 존재로 만들었다.
이러한 의도하지 않았던 실험 결과로 마이컬슨은 1907년 미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때문에 마이컬슨의 실험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실패"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로서 데카르트로부터 뉴턴을 거쳐 켈빈과 헬름홀츠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논쟁의 중심이었던
가상의 유체 에테르는 사라졌다.
319p-15
22장 되돌이킬 수 없는 것, #엔트로피 , 23장 내전의 시대
제3공화국 시대는 프랑스 문화 예술 및 과학 기술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로 기억되어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대)'로 불린다. 프랑스의 샴페인 명가 페리에주에가 내놓은 샴페인
'벨 에포크'는 이 시기에 대한 오마주이다.
347p-11
4부 정말이지 그때는 아름다웠다 - 24장 혼돈과 불규칙, 25장 연속과 불연속, 26장 판타레이와 새로운 산업의 탄생
27장 유동성 에너지 석유와 자동차 혁명, 28장 인류의 비상
5부 명백한 것들은 모두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 29장 전쟁의 소용돌이, 30장 제국의 몰락, 31장 유동성과 경제 대공황
1922년 <논리 철학 논고>가 드디어 출판되었다. 이 책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증명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여 그를 괴롭혀 왔던 '엄밀성'에 '언어'의 문제를 결합해 분석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로 마무리되는 이 책으로부터
20세기의 새로운 사상인 '논리 실증주의'가 시작된다.
462p-4
이처럼 수백 년에 걸친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건대, 단 한 번도 과학 기술은 순수한 과학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존재한 적이 없고 끊임없이 다른 영역과 섞이며 스스로를 재창조하거나 소멸시켰다.
역대의 그 어떠한 대학자도, 노벨상을 받은 이 시대의 석학들도 결코 한 우물을 판 적이 없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 사회는 과학자들에게 경주마와 같은 눈가리게를 씌우고
특정 분야 속에만 가두려고 하고 있다.
486p-14
부제 "혁명과 낭만의 유체 과학"는 유체 역학의 역사를 다루지만 그 시대의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절묘하게 섞는다.
풍부한 사진자료와 역사적인 사건 사고의 배경을 이야기하는 흥미로운 과학사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지는 멋진 과학사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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