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침묵
천년의 침묵
1억원 고료 제2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새로운 흐름) 문학상 수상작
이선영 작가 의 2년의 수고가 집약된 글감옥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발표한 작품
과연 그 침묵은 무엇일까?
내심 기대하고 한편으로는 실망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나의 시간을 책에 바친다.
문학은 어쩌면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그릴것인가 고민하면서 작품은 시작된다.
작가는 피타고라스의 유명한 직각삼각형의 정의를 작품의 주제 로 삼는다.
그리고 그려야할 대상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관찰하고
대상에 몰입해야 한다. 작가가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느낀 기쁨과
그 수학의 논리속에 담겨진 역사적인 비밀을 캐내기위해 도서관을 수없이 드나들며
관련 자료를 찾고 검색하고 정리하면서 구도를 잡아 나갔을 것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없는 화면에 구도를 잡아야 한다.
300페이지에 가까운 장편소설은 아마도 300호 짜리 거대한 캔버스가 필요할 것이다.
주제는 피타고라스 학파의 직각삼각형의 진리 그리고 그 진리에 도전하는 제자들
그리고 주변에 중심인물과 다양한 인간군상이 펼쳐진다.
권력자와 별볼일 없는 아들, 그리고 돈을 노리는 시녀와 시정 잡배들 까지
이제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줌심에 자리잡은 피타고라스 학파와 두제자를 중심으로 형제들과 친구
그리고 사랑과 증오, 권력자와 권력을 노리는 하수인들, 시민 대표와 주변인물
이들의 얽이고 섥인다양한 구도 를 잡기위해 그렸다 지우기를 수백번 수천번 반복한다.
그리고 마침내 밑그림이 완성 되었다.
드디어 그림에 색을 입혀나가야 한다.
인물들에 생명을 불어 넣듯이 절묘면서 이중적인색을 입혀야 한다.
원대한 진리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권력에 대한 욕망을 표현해야 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진리를 파헤치면서 격는 새로운 갈등과
비밀을 풀기위한 치열한 학자의 고민과 사랑에 대한 열정까지 담아 내야한다.
마침내 300호의 거대한 서사시가 완성되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주제가 너무나 명확해 비밀스러움은 사라져 버렸지만
그래도 그 끝을 알 수없는 다양한 주변사람들의 구도가 그림을 계속해서 읽는 흥미를 준다.
하루키 처럼 묘사가 절묘하지도 베르베르처럼 멋진 그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품에 빠져있는 시간 즐거웠고 흥미로웠다.
언제나 시작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은 평생동안 작가에게 짐이 될것이다.
더 좋은 작품에 대한 부담이든, 못한 작품에 대한 부담이든
평생을 지고갈 천년의 침묵이 작가에게 힘이되기를 기원하면서
진리라는 권력을 가진 현자의 스승이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명심하게나. 권력의 맛을 알면 누구든 시궁창같이 부패해.
학자라 해도.... 몸 파는 유녀와 다르지 않아......."
언제나 한결같이 처음 배울때의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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