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동 계곡에서 광화문 까지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 그동안 기름에 튀겨진 몸의 기름을 빼기위해 경복궁역으로 나갔다.
경복궁역 삼번 출구에서 처음 찾아간 곳은 화가 박노수 선생의 가옥
종로구 미술관으로 지정된 그의 옛집 뒷동산에 올라 다음 일정을 정해본다.
종로구 청운동과 효자동일대 경복궁이라는 문화재의 경관보호를 위해 개발의 바람을 피한것인 불행중 다행인지
가는 곳곳에 대한민국 서울의 중심이라는 종로 답지않게 눈을 즐겁게 하는곳이 많은 동네
도시는 변화해야 할 곳과 하지 말아야 하는 곳 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다.
수성동 계곡, 한동안 비가 오지 않은 계곡에 꼬마아이가 송사리를 잡고 있다.
살아있는 것을 잡지 말라는 어른의 타박에도 물에 들어가 노는 것이
마냥 즐거운 시간...
인왕산을 오르다 보면 석굴암 이 나온다. 바위사이 작은 암자를 짓고 향을 피워 세상만물의 해탈을 기원하는 곳을 만난다.
가파르게 경사진 돌계단 수십개를 깊은 숨을 몰아쉬며 오르고 나면 돌틈사이 차가운 물을 만난다.
작은 고통속에 마시는 한잔의 물이 바로 감로수다.
인왕산에서 바라본 사대문 안의 풍경, 왼쪽 덕수궁을 중심으로 좌우는 낮고 남산을 바라보는 쪽은 높다.
도시계획의 선이 확실하게 개발과 보존의 경계를 구분 하고 있다.
북안을 뒤로 하고 청와대와 덕수궁 그리고 남산에 이르는 녹색축을 기다리면서...
성곽길을 걷다보면 윤동주 시인의 언덕 을 만난다.
윤동주의 서시를 돌에 새겨, 밤이면 소나무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보던
소년을 기억하게 하는 장소
성곽길을 따라 자하문 터널 인근으로 나오면 그전에 없었던 서울미술관 건물이 보인다.
한동안 문화서울을 강조하면서 곳곳에 만들어 놓은 미술관들이 빛을 발한다.
박노수 미술관, 환기 미술관, 서울 미술관, 윤동주 박물관...
추석을 넘긴 날씨는 여전히 덥다. 서울미술관 안에 커피를 마시는 아늑한 공간이 있다.
하이그로시 광택의 하얗고 넓은 테이블을 앞에두고 아이스 더치커피 의
산뜻한 맛과 함께 땀에 젖은 몸을 널어둔다.
그리고 다시 자하문 터널을 넘어 종로로 나왔다.
광화문 앞에 새롭게 자리잡은 거대한 나무같은 쌍둥이 빌딩 이
낮설면서도 멋지게 자리를 잡고 있다.
도시는 변하는 곳과 변하지 않는 곳을 통해 음악을 만든다.
쉬어야 할 곳에는 쉼표를 찍어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변해야 하는 곳은 빠르게 변화해서 역동적인 음악을 완성해 내듯이 서울은
오래된 도시이고 변화 발전하는 현재와 미래의 도시가 된다.
'Urb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상 수익률 4.18%’ 서울시, 태양광 시민펀드 출시 (0) | 2015.07.29 |
---|---|
구로 식객촌 (0) | 2015.07.26 |
한강 불꽃축제 (0) | 2012.10.07 |
낙후지역의 인구·고용 변화(2000~2010년)와 정책적 시사점 (0) | 2012.08.07 |
해외 공동체토지신탁제도의 동향과 시사점 (0) | 2012.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