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탓에…직장인 자기계발도 ‘다이어트’
경영대학원등 돈 드는곳 발길 뚝…
고용보험법 적용 환급받는 단기강좌는 북새통
홍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최용철(30) 씨는 올 초 모 사립대 야간 언론홍보대학원에 들어가기로 하고,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세웠다. 하지만 입학비 포함, 한 학기에 500만원이 넘는 학비에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회사 측에 손을 벌려볼까도 생각했지만 불경기라서 긴축경영을 하는 통에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최근 경영대학원(MBA)을 비롯한 각종 야간대학원이나 사회교육원, 최고위 과정 등에 진학을 포기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에 미래 자신의 몸값을 결정하는 자기계발도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원서 마감이 13일인 국민대 경영대학원은 11일 현재 107명 정원에 아직 경쟁률이 1:1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마감 이틀 전 이미 정원을 넘겼었다. 이 대학원의 한 학비 등록금은 488만4000원. 대학원 관계자는 “원서 접수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아, 다들 어렵구나’하는 느낌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고위과정이나 사회교육원, 특수대학원들도 마찬가지. 20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는 동국대 행정대학원 부동산최고위과정의 경우 지난 11일 60명의 정원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하루 10통 가까이 오던 문의 전화도 올해는 2~3통 정도로 뜸하다.
20~30대 직장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연세대 사회교육원 브랜드매니지먼트과정도 지난 9월학기 수강생이 3월 수강생에 비해 7명 줄었다. 지난 7일 원서 접수를 끝낸 서강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도 지난해에 비해 지원자가 줄었다.
노민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전임연구원은 “경기악화로 회사 지원이 축소되면서 직장인들 대부분이 대학원 등의 진학에 어려움을 겪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고용보험법 등에 따라 수강료를 50%까지 환급받을 수 있는 단기강좌나 외국어학원 등의 강의에 자기계발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몰리고 있다.
출판?언론 홍보 등을 강의하는 서울 신촌의 한 문화센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을학기에도 줄지 않고 있다. 이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2개월과정의 출판 마케팅 강좌의 경우 마감 4~5일 전에 30명 정원이 늘 찬다. 문화센터 관계자는 “출판ㆍ홍보 같은 직장인들에게 관심 있는 강좌들의 경우 가격이 20만~150여만원으로 일반 대학원에 비해 저렴하고 기간도 2주~6개월로 다양해 경기를 타지 않는다”며 “챕터가 나눠져 있어 연속성이 있는 강좌의 경우 특히 수강생이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어학원도 마찬가지. 가격이 대부분 월 10만~5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데다, 영어회화 수업이나 스터디그룹을 통해 다른 직장인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서울 종로의 한 외국어학원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 해도 외국어만큼은 아직은 회사에서 학원비를 보조해 주는 경우가 많다”며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 등은 대부분 필요가 있어서 찾아오는 직장인이 많아 어려워도 할 사람은 다 한다. 그만큼 경기도 덜 탄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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