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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캐나다 로키의 문화축제도시, 캘거리

 

* 캐나다 로키의 문화 축제도시, 캘거리 1

시민들이 모여 있는 캘거리 다운타운 Eau Claire

빙하로 덮힌 고봉을 볼 수 있는 재스퍼
국립공원
캐나다 로키의 관문이자 카우보이 축제인 스탬피드(Calgary Stampede)로 널리 알려진 캘거리(Calgary)는 인구 100만 2천 명(2007년)의 대도시다. 앨버타주(Alberta)의 풍부한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각종 석유회사와 금융사의 본사, 캐나다 프레리(초원지대)와 로키산맥이 만나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일 년 내내 축제가 개최되는 축제의 도시다. 캘거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생기가 가득하고 활발함과 분주함으로 바삐 움직이는 개척시대의 정신이 그대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면적으로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기업 본사도 토론토 다음으로 가장 집중도가 높은 경제 중심지이며, 대도시권 인구를 보면 토론토, 밴쿠버 대도시지역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한다.

캐나다 프레리 지역의 경제·문화 중심지

캘거리는 1875년 북서 기마경찰대(North West Mounted Police: NWMP)가 성채를 지을 때까지 아메리칸 인디안 블랙브트족과 소수의 백인목장주가 살던 목초지였다. 포트 캘거리(Port Calgary)란 이름은 당시 사령관인 맥클로우드 대령(Colonel James Macleod)이 스코틀랜드의 멀섬(Isle of Mull)에 있는 캘라개라드(Cala-ghearraidh)를 기억하여 명명하였다고 전해진다. 캘거리에 캐나다 퍼시픽 철도가 놓이자 캘거리는 중요한 곡물 교역 지대가 되었으며, 동과 서를 잇는 주요 교역도시로 발전하였다. 현재 캐나다 퍼시픽 철도의 본사는 캘거리에 있다.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캘거리 근교에 잇달아서 유전이 발견되었다. 앨버타에서 석유는 1902년 발견되었지만, 캘거리 경제의 본격적인 발전은 석유파동이 있었던 1973년 이후부터다. 현재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65%, 천연가스의 80%가 앨버타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급속한 오일 붐으로 인해 캘거리의 인구는 1971년 27만 명에서 1989년 68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지금은 100만 명이 넘게 되었다. 이후 캘거리는 중요 석유기지가 되어, 시내에는 석유회사의 고층빌딩이 눈에 띄게 되었다. 1980년대의 유가하락으로 캘거리 경제는 침체를 겪기도 했지만, 캐나다 프레리지역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오일달러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캘거리는 캐나다 대도시의 평균 월급여 비교에서 2위인 토론토, 3위인 오타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도시다. 전 산업에서 비즈니스서비스 산업이 25.1%를 차지하며, 보건·교육이 25.1%, 제조업이 15.8%를 차지하는 가장 선진적인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실업률도 4.1%로 선진국 도시 중 수위를 차지한다.

1988년의 제15회 동계올림픽개최도 캘거리의 위상과 도시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캘거리를 알렸으며, 스포츠뿐만 아니라, 도시의 공간구조나 치안, 환경친화적인 산업, 관광, 인종적 다양성 등 오늘날 코스모폴리탄적 도시의 특성을 갖추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캘거리는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선정에서 항상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 가장 다양성이 존중되는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 캐나다 로키의 문화 축제도시, 캘거리 2

상업지구인 스테판 에비뉴 거리

미드웨이의 불꽃축제

공연과 축제의 도시

캘거리는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다. 캐나다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로키산맥을 보기 위한 관문인 밴프 지역과 60km 정도 떨어져 있어 항공편으로 로키산맥에 가려는 사람들이 캘거리를 거치고 있지만, 캘거리 자체의 공연과 축제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도 상당하다.

캘거리는 영화 로케이션 산업이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헐리우드의 주요 러너웨이 프로덕션(runaway production) 지역인 밴쿠버만큼은 아니지만, 고층건물이 즐비한 다운타운은 영화 '슈퍼맨'의 배경이 되기도 했고 브레드 피트 주연의 '가을의 전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용서받지 못한 자' 등의 영화 촬영지가 바로 캘거리였다. 또한 TV 드라마였던 엑스 파일(X-File)도 캘거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캘거리 올림픽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쿨 러닝(Cool Running)은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을 소재로 하여 캘거리 올림픽 이후 다시 캘거리에 대한 많은 관심을 자아냈다.

캘거리는 또한 일 년 내내 공연이 끊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다양한 캘거리 라운드업 밴드(Calgary Round-Up Band)와 스텟슨 쇼밴드(Calgary Stetson Show Band) 등 밴드활동은 물론 연극과 축제가 계속된다. 대표적인 것으로 캘거리 국제영화제(Calgary International Film Festival)와 캘거리 프린지 페스티벌(Calgary Fringe Festival)이 있으며, 라일락 축제(Lilac Festival), 포크송 페스티벌(Folk Music Festival), 세계 4대 캐리비언 축제인 캐리페스트(Carifest)와 원 옐로우 레빗 세계 공연축제(One Yellow Rabbit - High Performance Rodeo) 등이 있으며, 캘거리 그리스 페스티벌(Calgary Greek Festival), 모자이크 문화축제(Mosaic Cultural Festival) 등 다양한 다문화 축제가 연중 계속된다. 이처럼 풍부하고 다양한 공연과 축제는 캘거리를 살기 좋은 도시뿐만 아니라 코스모폴리탄적 도시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키산맥의 관문, 밴프국립공원
올림픽 프라자와 캘거리 도시전경

캘거리의 스프롤현상을 나타내는 지역
구분 통계

캘거리 스탬피드

캘거리 축제의 대명사는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캘거리 스탬피드다. 매년 7월에 열려 10일간 계속되는 스탬피드는 연간 약 130만 명의 방문객을 자랑한다. 스탬피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야외쇼(The Greatest Outdoor Show on Earth)라는 별칭을 가질 만큼 큰 행사다. 잘 알려진 로데오 경기만이 아니라, 농작물 페어, 사륜마차 경주(Chuckwagon Races),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전시회(First Nations exhibitions) 등이 어우러진 대형 페스티벌이다. 특히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퍼레이드인 스탬피드 퍼레이드는 약 40만 명의 관객을 유인한다.

스탬피드의 역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2년, 뛰어난 승마기술을 가진 가이 위딕크(Guy weadick)가 카우보이와 삶에 대한 찬사와 존경을 남기기 위한 축제를 기획해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위딕크는 와일드한 서부 카우보이 쇼의 아이디어를 드디어 현시로 옮기게 되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의 시초가 되었다. 1회 로데오 대회의 우승자 상금은 2만 달러로 당시 가장 큰 금액이었다. 2004년에는 상금이 백만 달러로 증가하였다.

'스탬피드'라는 말은 '소떼 등이 놀라서 우르르 도망가는 모양'을 의미한다. 1912년 최초의 스탬피드 축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100여 명의 아메리칸 인디언이 전통 복장을 하고 얼굴에 화려한 색을 칠한 채 행사장에 나타나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후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스탬피드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스탬피드는 매년 7월 첫째 주 금요일에 시작하여 열흘간 계속된다. 축제 초기에는 기간이 6일간이었으나, 1967년부터 9일로, 1968년부터 10일간으로 확대되었다. 축제기간을 이렇게 구성하는 것은 총 축제기간 10일 중 4일의 휴일(두 번의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할 수 있어서 방문객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탬피드는 그 규모와 명성에 비해 축제의 구성은 매우 단순하다. 개막일 아침 9시에는 시내 다운타운에서 퍼레이드가 열린다. 열흘 동안 매일 오후 1시 30분부터는 로데오 경기가, 밤 8시부터는 사륜마차 경주가 열리고, 이후 그랜드스탠드쇼(Grandstand Show)가 열린다. 이것을 마치면 화려한 불꽃놀이로 하루의 축제를 마감한다. 그랜드스탠드쇼의 출연자들은 대부분 캘거리 주민들인데, 특히 젊은 남녀학생들이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스탬피드는 이처럼 축제가 축제 전문가의 행사가 아닌, 주민들이 참여하고, 주민들이 주체가 되며, 주민들이 관객이 될 때, 내실이 다져지고, 전국적·국제적 축제로 성장하는 전범을 보여준다. 스탬피드 입장객의 60%는 지역주민이고, 40%는 외부 관광객이다. 축제의 피날레는 제10일째(두 번째 일요일)에 벌어지는 경기인 'Sudden Death'에서 최종 우승자를 선발한다.

스탬피드 축제의 수입은 2000년에는 약 2,900만 캐나다달러, 2006년 1억 900만 캐나다달러, 2007년에는 1억 2천만 캐나다달러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히 커서 2000년도의 경우 축제기간 중 캘거리 지역에 유입된 직접적인 수입만 1억 3,600만 캐나다달러에 달하였다.

캘거리의 공연과 축제가 연중 열리고 이처럼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은 '지역 내 수요와 공급'에 충실한 때문이다. 다양한 공연장과 인디예술가를 지원하는 시정부의 프로그램,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북부의 내쉬빌(Nashville of the North)이라는 별칭이 상징하듯이 컨츄리 음악의 본 고장이기도 하면서 메탈, 팝, 재즈, 부르스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와 애호가가 캘거리의 큰 자산이 된다.

스탬피드의 경우, 초지대(Prairie)를 상징하는 이 축제는 캐나다 중부지방과는 다른 서부의 중심으로서 강한 자존심을 갖고 있는 캘거리 사람들의 정서에 부합한다. 축제기간 내내 거의 모든 주민이 카우보이와 카우걸의 복장으로 생활하며, 다양한 공연과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스탬피드 축제만큼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두드러진 사례는 상당히 드물다. 나아가 시정부가 지원은 하되 자발적인 시민의 조직에 의해 축제가 운영되는 거버넌스와 투명한 성과공개를 통해 기업의 지속적인 후원과 격려를 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캐리비언 축제인 캐리페스트(Carifest) 퍼레이드

스탬피드 축제의 사륜마차 경주와 로데오 경기 장면

도시발전의 명암

빠르게 성장한 도시인 만큼 캘거리의 도시문제는 스프롤현상(urban sprawl)이 핵심이다. 캘거리의 도시면적은 뉴욕시와 비슷하지만 인구는 1/8도 되지 않는다. 도심을 재개발하고 기능과 주민을 되찾기 위한 시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캘거리는 계속 공간확장을 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구성과 운전자의 도시(driver's city)라는 별명이 보여주듯이 극심한 자동차문명화(motorization)의 영향으로 인해 스프롤은 멈추지 않고 있다.

스프롤현상으로 인해 도로의 확장압력과 대중교통의 혼잡은 더욱 심해진다. 2003년의 통계를 보면 도심부(Downtown Commercial Core, the Downtown East Village, the Downtown West End, Eau Claire, and Chinatown)의 인구는 1만 2,6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도심권 남부의 벨트라인지역(Beltline)의 인구도 1만 7,200명이다.

또한 빌딩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그림자도 커지는 것처럼 캘거리 전체의 역량과 쾌적성은 높아졌지만, 이너시티(inner city) 지역의 거주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며, 거주비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도심지의 오피스가격이 캐나다에서 1위이며, 주택가격도 2위를 차지하여 캐나다에서 일상생활의 비용이 가장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숙자(homeless)의 증가가 상당하여 도시의 문제들을 형성하고 있다. 2004~2006년간의 통계를 보면, 노숙자가 2004년에 비해 32.3%나 증가하여 2006년에는 3,436명에 이르고 있다.

캘거리 시정부와 시민단체는 캘거리의 미래 발전방향을 밀도(Density), 다양성(Diversity), 발견(Discovery)의 세 가지로 압축하고 다음과 같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스프롤현상의 극복, 둘째, 새로운 교통시스템의 개발, 셋째, 인적자원의 잠재력과 사회적 통합 개선, 넷째, 이민자원의 효과 극대화, 넷째, 새로운 경제성장엔진의 개발, 다섯째, 창의성과 문화의 창달, 여섯째, 대학의 발전, 일곱째 시민참여의 확대다.

캘거리가 대도시의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살기 좋고 쾌적하며 다양성이 존중되는 진정한 코스모폴리탄 도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가장 부유한 계층과 가장 가난한 계층이 공존한다는 세계도시의 양면성(dual city)을 극복한 모범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제공(일부): 캐나다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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