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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제임스조이스 (James Joyce 1882~1941) #아일랜드 #더블린 에서 태어났다.

1898년 열여섯 살 때부터 1902년 스무 살 때까지 더블린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1902년 현대어문학 전공, 이후 유럽 대륙을 전전

1914년 고향 더블린을 배경으로 타락한 아일랜드 사회를 그린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 출간

#자매 , #마주침 , #애러비

그날 저녁 이후로 나는 얼마나 많은 어리석은 생각에 자나깨나 머릿속이 어지러웠던가!

그날까지 남은 날들을 쓸어내 버리고 싶었다. 학교 공부가 짜증스러웠다. 밤이면 침실에서 낮이면 교실에서,

책을 읽으려고 애쓰는 내 눈앞에 맹건 누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애러비'라는 단어의 음절들이 내 영혼을 사로잡고 있던 정적을 뚫고 나타나 동방의 매력을 발산했다.

38p-20

"데레바운 세라운! 데레바운 세라운!"

처녀는 갑자기 엄습해 오는 공포를 느끼며 일어섰다. 탈출하는 거야! 탈출해야 해! 프랭크가 구해 줄 거야.

프랭크가 삶다운 삶을, 잘 하면 사랑까지도 줄 거야. 정말이지 제대로 살고 싶었다. 왜 불행해야 한단 말인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는데. 프랭크가 품에 끌어 안으리라. 품속에 꼭 안아 주리라. 구해 주리라.

50p-1

지미는 아침이 오면 후회하게 되리라는 걸 알았지만 당장은 다른 일들이 기뻤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덮어 줄 캄캄하고 멍한 머리가 기뻤다.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기대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관자놀이의 맥박을 셌다. 객실 문이 열려서 바라보니 어슴푸레한 빛줄기 속에 헝가리 청년이 서 있었다.

"동이 틉니다. 여러분!"

61p-10

가슴 아픈 사건

더피 씨는 귓전을 때려 대는 엔진의 리듬을 느끼며 아까 왔던 길을 다시 밟았다.

기억이 알려 주는 것의 실체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한 그루 나무 밑에 멈춰 서서 그 리듬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어둠 속에서 여인이 곁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여인의 목소리가 귀에 와 닿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 않았다.

한동안 귀를 기울이며 기다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다시 귀 기울여 보았지만, 쥐 죽은 듯 고요했다. 혼자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158p-8

망자

눈은 또한 마이클 퓨리가 묻힌 고즈넉한 언닥배기 교회묘지에도 빠짐없이 내리고 있었다.

휩쓸린 눈은 구부러진 십자가와 갓돌 위에도, 작은 대문 살 위에도, 앙상한 가시나무 위에도 수북이 쌓여 있었다.

서서히 아득해져 가는 정신 속에 눈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삼라만상 사이로 아스라이,

그리고 모두에게 최후의 종말이 내린 듯, 모든 생자와 망자 위에 아스라이 내리는 눈 소리가.

318p-19

한 권의 책을 만나는 것은 또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이었다.

백년도 더 전에 더블린이라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했던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집은

문학이라는 예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작품이었다. 20대에 쓴 대작 <더블린 사람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