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
대화는 찬반을 논하기에 가장 적절한 형식이라고 생각되어, 나는 대화의 형식을 택했다.
이 대화에서 나는 사람들이 내게서 빼앗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던 나의 성(姓)을 자유롭게 다시 취했다.
그리고 그들의 예를 따라, 그들이 나를 격하시켜 즐겨 불렀던 나의 세례명을 사용하여 나를 제삼자로 칭했다.
대화 상대로는 한 프랑스인을 택했는데, 그가 친절하고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 이외에 그의 이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를 내가 비난하는 행동의 공범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20p-2
음악도 모르면서 자기가 쓰지도 않은 <마을의 점쟁이>를 자기 작품이라고 할 만큼 비열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나 <에밀>이나 <사회계약론>을 단 한 줄도 쓸 수 없습니다.
한쪽의 대단한 대담함과 활력, 다른 한쪽의 무능함과 비겁함,
그 두 가지는 결코 같은 사람의 영혼에서 결합될 수 없습니다.
49p-18
나는 그런 철학을 J.J. 의 책에서 찾아냈어요. 그 책에서 타고난 내 감정과 부합되는 감정을 얻었고,
나 자신의 성향과 유사한 점을 많이 느꼈어요. 내가 읽은 책의 모든 저자들 중에서 오직 그 사람만이
자연을 묘사하고 인간의 마음을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그의 글 속에서 내 마음속에 있는 사람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글을 명상하면서,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즐거움과 행복을 끌어내는 법을 배웠어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즐거움과 행복을 아주 멀리서 찾으려고 하지요.
97p-5
루소 :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서로 아주 잘 어울리고, 내게는 동일인에게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걸요.
나는 현재의 그에게서 에밀의 스승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젊은 시절의 그에게서는 생 프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요컨데 만약 조물주가 그의 얼굴 밑에 범죄자의 영혼을 숨겨놓았다면,
그보다 더 잘 숨길 수는 없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159p-1
노력하고 갈등해야만 하는 덕이 어떻게 무기력하고 즐거운 여가를 보내는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 수 있겠어요?
그는 착하기는 할 겁니다. 본성이 그를 그렇게 만들어놓았을 테니까요. 그는 선행도 할 거예요. 선행하는 것을
즐거워할 테니까요. 그러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욕망과 싸우고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마음을 괴롭혀야 한다면,
그가 그런것도 할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성의 법칙, 적어도 본성의 목소리가 거기까지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때는 명령하는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고, 본성은 침묵해야 합니다.
213p-5
바로 여기에서 이 세대의 특성인 증오의 성향이 나오는 거예요. 영혼에는 더 이상 절제가 없고,
애착에는 더 이상 진실이 없습니다. 모두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아닌 모든것을 증오합니다.
너무 타인에게 몰두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지 못하지요. 아는 것이라고는 증오하는 것밖에 없어요.
자기 당파에 대한 집착은 애착에 의한 것도 아니고 존경에 의한 것은 더욱더 아니며,
오직 반대 당파에 대한 증오에 의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신사 분들이 동시대인들에게서 발견한,
혹은 동시대인들에게 불어넣은 전체적인 경향입니다.
295p-5
처음 읽을 때보다 더 꼼꼼하게 다시 정독하면서 그의 명상의 맥락을 최대한 따라가 보니,
도처에서 그의 대원칙이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은 인간을 행복하고 선하게 만들었지만
사회가 인간을 타락시키고 비참하게 만든다는 원칙 말입니다. 특히 너무 많이 읽혔지만 거의 이해되지 못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에밀>은 단지 인간의 타고난 선함에 대한 개론서일 뿐입니다.
349p-7
루소 : 그가 바라는 것도 그것뿐입니다. 자신의 평판이 언젠가 자신에게 합당한 명예를 회복하게 되리라는 희망,
자신의 책들이 당연히 저자가 받아야 할 존경을 통해 유익한 것이 되리라는 희망, 그것은 이제 이 세상에서 그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성실하고 진실한 두 사람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을 향해 열리는 것을 보게 되는 즐거움을 보태줍시다. 그리하여 인류 속에서 고독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의 공포를 달래줍시다.
399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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