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E.H. 카
1. #역사가와사실
'역사란 무엇인가?' 이 문제에 대답하려고 할 때 우리의 대답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의 시대적인 위치를
반영하고, 또 그 대답은 우리가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회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더 광범한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답의 한 부분을 이룹니다. 잘 살펴보면, 나의 주제는 하찮게 보일지도 모릅니다만 나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처럼 드넓고 중요한 문제를 꺼내어 주제넘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 그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20p-16
여기서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첫 대답을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그칠 줄 모르는 대화라는 것입니다.
44p-15
2. #사회와개인
이번에는 이 등식 양쪽에서 개인적 요소와 사회적 요소의 비중을 연구할까 합니다.
역사는 어디까지 단독의 개인일까요? 그리고 어디까지 자기의 사회및 시대의 산물일까요?
역사의 사실은 어디까지가 단독의 개인에 대한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사회적 사실일까요?
49p-12
과거는 현재의 빛에 비추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고 현재는 과거의 빛에 비추어야
비로소 완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과거의 사회를 이해시키고,
현재의 사회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이와같은 역사의 이중기능입니다.
70p-11
과학자, 사회과학자, 역사가는 모두 같은 연구의 서로 다른 부문에 속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 어느 것이나
인간과 그 환경에 관한 연구로서, 어떤 것은 환경에 대한 인간의 작용에 관한 연구이고,
어떤 것은 인간에 대한 환경의 작용에 대한 연구인 것입니다. 연구의 목적은 하나, 다름아닌 자기의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이해력과 지배력을 늘리는 것입니다.
102p-4
4.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그리고 이것은 내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 말하자면 역사에서 이중의 상호적기능
-현재의 빛에 비추어 과거의 이해를 진척시키고, 과거의 빛에 비추어 현재의 이해를 진척시킨다는 상호적 기능-
을 상기시켜 줄 것입니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의 코에 반한 것 같은,
이중의 목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일은, 역사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모두 죽은 것이며 무익한 것입니다.
124p-17
5. #진보의역사
그러나 참된 뜻의 역사는 역사 그 자체에서의 방향 감각을 발견하고 그것을 믿는 사람만이 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딘가로부터 왔다는 믿음은, 우리가 어디로 가느냐 하는 믿음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미래를 향해서
진보하는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잃은 사회는, 곧 과거에 이룩한 스스로의 진보에도 무관심해질 것입니다.
150p-19
6. #넓어지는지평선
근대 역사가 시작된 것은 많은 민중이 나날이 사회적 정치적인 의식을 갖게되고 과거와 미래를 가진
역사적 실체로서 저마다의 집단을 자각하게 되어 완전히 역사에 등장해 왔을 때입니다. 사회, 정치, 역사적인 의식이
인구의 대다수에 번지기 시작한 것은 몇 안되는 선진 국가들에서조차 고작해야 2백년 이내의 일입니다.
완전한 뜻에서 역사에 등장하여 이제 식민지 행정관이나 인류학자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가의 문제가 된 민중,
그런 민중으로 온 세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상상하는 일 자체가 오늘날에 와서야 겨우 가능해진 일입니다.
167p-19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랜 드로다운> 폴 호컨 (0) | 2022.05.01 |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시집 (0) | 2022.04.25 |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시집 (0) | 2022.04.19 |
<숲은 고요하지 않다> (0) | 2022.04.17 |
<죽마고우> (0) | 2022.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