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 김기린
가야 할 곳이 있어
그래도 기쁜 것이다
그러기에
허무를 헛발일망정 뛰어넘고
대충은 의젓할 수 있었다
거기에 서면
굳었던 목덜미도 여유를 갖고
비로소
사방을 둘러볼 수 있으리라
거기는
가야 할 곳이기에
가면 가슴에 담겨서
같이 오는
와도 거기 있는,
너와 마주보고
이야기하며
살고 싶다
뒤틀린 일에도 마주보면
만족하는
화사한 느낌,
그렇게
살고 싶다
주머니 속에서 손을 빼듯
살다 보면 공식처럼
엎어 버리고 싶은 심정은
우리가 꼭 질 책임은 아니고
원래가
누군가로부터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그나마
위로하고 살고 싶다
오늘도
내가 습관처럼 끝내 버린 실수가
너를 망치로 친 것이겠지만
지극히 정당한 너의 자존심에
한 치라도 다치게 한 일이 있었더라도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고
네가 나에게 보낸 짜증마저
어느 순간
난로 위에 떨어진 눈 모양으로
금세 사라지는
그런
백지이고 싶다
이유야 무엇이든
만들어지는 것이겠지만
삶은 그 자체가 간사한 것이어서
내가 나를 감싸는 일에도
이제는
지쳐 있다
어차피 훗날이
오늘이 되었을 때
아무래도
꿈만 같은 일이지만
그냥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욕심이 취미로 바뀌어지는 날
영원한 착각일망정
웃고
너와는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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