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피,인맥 쌓는 네트워크 장에서 ‘사이버 대변인’으로 변신중
'고전적 기자회견은 가라.'
인터넷 미니홈피가 인맥과 친분을 쌓는 네트워크의 장에서 사이버 대변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치인은 물론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고 대중과 소통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미니홈피를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이다. 좀처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각종 사안에 침묵하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미니홈피는 자신의 심경을 전달하는 주요 수단이다.
대선과 총선에 연이어 낙선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정치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지만 미국 유학생활 모습을 미니홈피에 올리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전여옥 의원도 공식 기자회견보다 미니홈피 등 각종 인터넷 수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 활용하는 부류에 속한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인터넷 팬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새해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여러분 곁으로 갈 준비를 하겠다"는 정치권 복귀 의사를 처음 피력했다. 전 의원은 지난 6일 쟁점 법안 처리로 국회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한나라당은 172석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연예인들은 미니홈피 활용에 더욱 적극적이다. 그들의 공적이나 사적 입장 발표는 대부분 미니홈피를 통해 이뤄지는 추세다. 탤런트 옥소리는 간통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침묵을 지키다 미니홈피에 "당신(박철)에게서 이렇게라도 벗어날 수 있어서 이젠 참 행복해"라고 적었다. 최근 스캔들 파문이 불거진 가수 아이비 또한 "인격을 존중받고 싶다"고 격한 감정을 미니홈피에 토로했다. 이러다보니 언론사 연예 담당 기자들의 경우 대중 스타들의 공식 보도 자료를 받기보다 미니홈피를 훑는 것이 일이 돼버렸다.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미니홈피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본인의 말과 생각이 가감없이 대중에게 전달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유명 인사들이 기존 언론에 의존하지 않고 사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직접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미니홈피 같은 1인 미디어가 그 파급력으로 인해 매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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