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파트리크쥐스킨트 (1949~ ) #뮌헨 에서 태어나 #암바흐 에서 성장 역사학을 공부했다.

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남성 모노드라마 #콘트라바스 가 대중에게 알려지며 이후 #향수 , #비둘기 , #깊이에의강요

등을 발표하며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작가의 1991년 작품

오래전, 수년, 수십 년 전의 아주 오랜 옛날, 아직 나무 타기를 좋아하던 시절에 내 키는 겨우 1미터를 빠듯하게 넘겼고, 내 신발은 28호였으며, 나는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몸이 가벼웠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다. 나는 그 무렵 정말로 날 수 있었다. 적어도 거의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아니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당시 내가 진짜로 그런 각오를 하고 제대로 실행에만 옮겼었더라면 실제로 몸을 날릴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었던 것처럼 생각되었다...... 하마터면 그대로 날아 버렸을 뻔했던 적이 그 무렵 한 번 있었던 것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5p-1

좀머 아저씨의 직업이 무엇인지 아니면 무슨직업을 가지고 있었는지 혹은 과거에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지조차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사람들은 다만 좀머 아저씨 부인이 돈을 벌고, 그것도 인형을 만드는 일로 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날이 그날같이 그 아줌마는 세들어 있던 페인트 칠장이 슈탕엘마이어 씨의 집 지하실에 앉아서 양모와 옷감, 톱밥 등으로 작은 인형들을 만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그것들을 큰 소포로 포장하여 우체국에 가서 부쳐 주곤 하였다.

15p-14

내가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또 그렇게 철저하게 침묵을 지킬 수 있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이나 죄책감 혹은 양심의 가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나무 위에서 들었던 그 신음 소리와 빗속을 걸어갈 때 떨리는 입술과 간청하는 듯하던 아저씨의 말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나를 침묵하게 만들었던 또 다른 기억은 좀머 아저씨가 물 속에 가라앉던 모습이었다.

116p-7

사람을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작가가 어린시절 자기의 추억을 풀어놓는 동화같은 이야기,

하지만 아름답고 가벼운 이야기는 좀머 아저씨의 기행으로 알 수 없는 깊은 곳으로 빠져들어간다.

장 자끄 상빼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어울리는 묵직한 울림을 주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자신의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