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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문화도시인 2022. 10. 30. 16:05

<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철학사를 연구한다는 것은 철학의 역사 안에 그어진 경계선들을 찾아내고,

그 경계선마다에 새겨진 의미를 읽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우리가 사고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들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나아가 자신의 그리고 인간의 사고를 '극한(limit)'으로까지 밀어붙여 보는 것입니다.

이래서 위대한 철학자는 알튀세르의 말처럼

"극한에서 사고하고 극한을 넘어서려고 감행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18p-18

제1부 철학의 근대, 근대의 철학

  1. #데카르트 : 근대철학의 출발점

결국 근대철학의 출발점인 주체는 인간이 신으로부터 독립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피조물인 자연세계(대상)로부터 인간이 분리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인간은 자연세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왜냐하면 전자는 주체고, 후자는 대상이요 객체니까요) 존재가 됩니다. 주체인 인간이 대상인 자연을

지배한다는 생각은 주체/대상의 이런 근대적인 분할에 따른 것입니다. 이럼으로써 다른 자연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로서 인간에 대한 이론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이 나중에는 인문과학으로 발건하게 되지요.

43p-9

2. #스피노자 : 근대 너머의 '근대'철학자

인간의 욕망이 이처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말은 인간의 욕망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데카르트처럼 이성에 의해 욕망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게 아니라 인간관계를 바꿈으로써,

즉 욕망을 만들어내는 조건을 바꿈으로써 욕망 자체를 전환시키는 게 훨씬더 현실적으로 중요한 게 됩니다.

인간 간의 관계를 바꿈으로써 욕망자체를 바꾸려고 해야지, 욕망을 억누르려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윤리학적 계몽주의와는 전혀 상반되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90p-6

제2부 유명론과 경험주의 - 근대철학의 동요와 위기

  1. #유명론#경험주의

따라서 유명론이 점점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은 경험이나 경험적 지식에 대한 지적인 개방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접하고 경험하는 구체적 사물, 구체적 지식에 대한 개방 말입니다.

이런 생각이 '경험주의'라고 부르는 흐름에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은 대개 다 알고 있을 겁니다.

112p-17

2. #로크 : 유명론과 근대철학, 3. #흄 : 근대철학의 극한, 4. 근대철학의 위기

반면 믿음을 '주체'인 개인이 갖고 있는 관념이라고 본 점에서 그는 여전히 근대철학의 내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결국 흄이 근대철학의 외부로 나가면서 찾아냈던 탈근대적 요소는 근대적 문제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개인들이 가진 관념에 머물고 마는 것입니다.

137p-24

제3부 독일의 고전철학 - 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1. #칸트 : 근대철학의 재건, 2. #피히테 : 근대철학과 자아, 3. #헤겔 : 정점에 선 근대철학

헤겔에게 이 의식이나 정신이란 어떤 개인의 의식이나 정신을 가리키는 게 아님은 앞서 말했지요.

그것은 스스로 운동하는 절대자요 절대정신입니다. 따라서 헤겔은 진리란 절대정신의 자기의식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절대정신이 스스로 돌아보면서 진리의 기준을 계속 정정해 가는 과정이란 뜻입니다.

그렇다면 진리를 확인하고 보증해 주는 것은 발전해 가는 절대정신 자신인 것입니다.

186p-18

제4부 근대철학의 해체 - #맑스 , #프로이트 , #니체

  1. 맑스 : 역사유물론과 근대철학, 2. 프로이트 : 정신분석학과 근대철학

그렇다면 결국 주체란 통일적인 중심이 아니라 매우 이질적인 '복합체'이고, 자명한 출발점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물'

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인간'이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주체'란 (초자아라는)

'타자'가 요구하는 규칙을 받아들여 행동함으로써 구성되는 결과물이란 것이지요. 이로써 근대철학의 지반이 해체되는 또 하나의 경로가 그려집니다. 이런 점에서 프로이트의 발견은 애시당초 철학의 영역 밖에서 행해진 것이고, 철학적 주제와 관련된 것도 아니었지만 '주체철학'이라는 근대철학의 지반을 철저하게 허물고 깨뜨리는 발견이었습니다.

235p-12

3. 니체 : 계보학과 근대철학, 4. 근대철학 해체의 양상들

지금까지 논의를 요약합시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니체는 의미와 가치,

힘과 힘에의 의지란 개념을 통해 근대철학의 출발점과 목적지를 해체시킵니다.

근대적 문제설정의 지반이었던 주체와 진리를, 그리고 그에 기반한 윤리학을 철저하게 해체시켜 버린 니체는

그 결과 새로운 비판철학으로서 계보학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체 작업은

맑스나 프로이트의 그것과 달리 지극히 공격적이었습니다.

256p-2

제5부 #언어학과철학 '혁명' - 근대와 탈근대 사이

  1. 언어학과 철학

여기서 언어와 철학의 관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입장이 나타납니다.

그것은 니체나 (초기의) 비트겐슈타인이 지적하듯이, 철학적 확실성이란 문법의 환상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나아가 분석철학자들이나 논리실증주의자들이 극단적으로 주장하듯이,

모든 철학적 문제는 언어의 문제라고 합니다. 왜냐면 철학적 문제란 바로 확실한 것을 찾는 문제거나,

주체와 대상 간의 관계 등에 대한 문제인데, 이는 모두 언어가 제공하는 것(일종의 환상)이며,

따라서 언어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겁니다.

263p-23

2. #훔볼트 : 언어학적 칸트주의, 3. #소쉬르 의 언어학적 '혁명', 4. #비트겐슈타인 : 언어게임과 언어적 실천

그리고 '주체'란 언어게임을 통해 활동하는 개개인을 가리킨다고 하면, 그것은 결국 생활형태와 언어게임 속에서,

그리고 그 언어게임을 통헤 형성되는 믿음에 의거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언어게임과 '주체'간의 교호적 작동은 실천(언어적/비언어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비트겐슈타인에게 '실천'의 개념이란 맑스에게서 '실천' 개념이 그랬던 것처럼

근본적이고 중심적 축임에 틀림없습니다.

311p-18

제6부 #구조주의 와 포스트구조주의 - 근대 너머의 철학을 위하여

  1. 구조주의와 철학, 2. 레비-스트로스와 구조주의, 3. 라캉 : 정신분석의 언어학, 4. 알튀세르 : 맑스주의와 '구조주의'

결국 이러한 알튀세르의 시도는 이데올로기 개념을 통해 근대적 문제설정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요약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재생산을 넘어 항상 - 이미 존재하는 체계의 전복을

사고하기 곤란하다는 난점에 부닥칩니다. 그리고 보다시피 이 난점을 계급투쟁이란 개념을 통해 극복하려고 합니다.

마치 맑스가 '실천'이란 개념을 통해 근대적 문제설정을 넘어서려 하듯이 말입니다.

371p-10

5. 푸코 : '경계허물기'의 철학 , 6. 들뢰즈와 가타리 : 차이의 철학에서 노마디즘으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삶과 분리된 채 고결하고 완전하게 머물러 있는 진리가 아니라,

다양한 지식들이 진리의 형식으로 관여하면서 만들어지고 변형되는 우리 자신의 삶이니까요.

하고자 하는 것을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하고자 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지,

차이를 보고 새로운 것을 창안하게 촉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래된 것· 낡은 것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것인지,

그리하여 차이를 긍정하며 다양하고 풍요로운 방향으로 우리의 삶을 밀고 가게 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나아가게 하는 것인지 하는 것이니까요.

441p-13

결론 : 근대철학의 경계들

보론 : 근대적 지식의 배치와 #노마디즘

항상 서양철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막연한 경외감이 있었다. 뭔가 거대한 사상의 금강석이 있는듯이,

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사고의 결과물들 이었다. 시대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철학자들의 끈질긴 사유를 통해 만들어진,

21세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경계지워진 한계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 까를 고민하게 하는 책을 읽었다.